출산율 감소·건강 트렌드 영향 프리미엄 이미지로 돌파구 모색 신라면 블랙 시장안착에 자신감
농심 새우깡 블랙. <농심 제공>
농심이 '프리미엄 라면'으로 자리잡은 신라면 블랙에 이어 대표 스낵 브랜드 새우깡에도 '블랙'을 도입한다. 제과업계에서는 출산율 감소, 건강 트렌드 등의 영향으로 정체하고 있는 스낵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정립한 블랙 브랜드를 도입해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찾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12일 농심은 스테디셀러 스낵 새우깡의 프리미엄 제품 '새우깡 블랙'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새우깡 블랙은 농심이 새우깡 출시 50주년을 맞아 내놓는 프리미엄 신제품이다. 새우가 17% 함유돼 있어 기존 새우깡(8.5%)보다 2배 많다. 풍미를 더하기 위해 이탈리아산 블랙트러플을 넣어 기존 새우깡에서 느낄 수 없었던 고급스러운 향도 더했다. 가격도 '프리미엄'에 걸맞게 대형마트 기준 1500원대에 판매될 예정으로, 기존 새우깡보다 50%가량 가격이 높다.
농심은 그간 오징어먹물새우깡, 쌀새우깡, 깐풍새우깡, 매운새우깡 등의 배리에이션 제품을 선보여 왔지만 이번 새우깡 블랙처럼 오리지널 새우깡의 상위 등급 제품을 내놓는 것은 처음이다.
농심 관계자는 "새우깡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스낵이지만, 소비자와 꾸준히 소통하며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이번 50주년을 기념해 내놓는 새우깡 블랙이 소비자들에게 새우깡의 새로운 매력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심이 스낵 1위 제품인 새우깡의 '블랙' 버전을 선보이는 것은 앞서 신라면 블랙이 시장에 안착했다는 자신감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라면 블랙은 지난 2011년 출시 당시 1600원이라는 고가로 출시돼 '사실상의 가격 인상'이라며 비판받다가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600~800원이 평균이던 '서민식' 시장에 프리미엄 마케팅은 시기상조라는 평가였다.
하지만 짜왕과 진짬뽕 등 비슷한 가격대의 프리미엄 라면들이 인기를 얻으며 신라면 블랙도 재평가가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신라면 블랙이 출시 초 부침을 이겨내고 프리미엄 마케팅이 통한다는 것을 입증하면서 농심 스낵 부문을 떠받치고 있는 스테디셀러 '새우깡'도 블랙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다른 제과 기업들의 장수 제품들 역시 마찬가지다. 오리온은 초코파이를 수제 디저트화한 '초코파이 하우스'를 통해 초코파이의 프리미엄화에 성공했고 해태제과 역시 맛동산의 땅콩을 아몬드로 바꾸고 코팅액도 일반 당액 대신 흑당을 사용한 '블랙 맛동산'을 선보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과업계의 트렌드는 '가성비'보다는 '가심비'"라며 "한 번을 먹더라도 좋은, 맛있는 제품을 먹겠다는 소비자가 늘면서 신제품들 역시 프리미엄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