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세탁설'
세제·표백제·유연제 제대로 사용하는 법
옷 줄어들지 않게 건조기 쓰는 꿀팁 등
10년 이상 세탁소 경영 노하우 전해 인기
"세탁도 요리처럼 재미있는 취미 가능해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세탁 알려드리고파"

수백, 수만 가지의 조리법이 존재하는 요리와 달리 그럴싸한 설명서 하나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세탁. 누구나 평생 해야 하는 다양한 집안일 중에서도 가장 미지의 영역에 있는 세탁을 '제대로', '잘'하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나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세탁 전문 유튜버 '세탁설'(본명 설재원)이다.

세탁설은 10년 이상 세탁소를 운영하며 체득한 세탁 비법과 각종 생활 '꿀팁'을 유튜브를 통해 전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탁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지루하기만 한 노동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이들에게 세탁도 요리처럼 재미있는 취미가 될 수 있다고, 세탁에도 과학적인 원리가 있다고 외치며 혜성처럼 등장한 세탁설은 이제 다시는 과거의 '동네 세탁소 아저씨'가 아니다. 45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린 대형 인플루언서이자 '세탁 전문가'로 불린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2018년 9월 '와이셔츠 다림질 공식' 영상을 게재하며 채널 운영을 시작한 세탁설은 1년여 만인 2019년 12월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하고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채널 규모를 점차 늘려왔다. 올해 들어 인기에 더욱 가속도가 붙으며 지난 9개월 동안에만 20만여 명의 구독자를 끌어모아, 10월 현재 구독자 45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누적 조회 수는 4400만 회, 영상당 평균 조회 수는 20만 회에 달해, 구독자 수 대비 조회 수가 높은 채널에 속한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키워드 '세탁설'의 PC·모바일 검색량이 많이 증가해 월평균 1천여 건 이상의 검색량을 기록하고 있다"라며 "특히 30~50대 여성들이 큰 관심을 가지는 키워드인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전했다. 세탁설은 어떤 매력으로 이처럼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무엇보다 그의 채널에는 유익한 정보가 가득하다. 세제·표백제·유연제를 제대로 사용하는 법, 각종 얼룩을 제거하는 법 등 오랜 세탁 경력에서 우러나는 전문적인 비결부터 세탁 망 제대로 사용하는 법, 옷 줄어들지 않게 건조기 사용하는 법 등 일상생활 속 '꿀팁'까지 알면 알수록 유용한 수많은 정보를 전한다. 이러한 그의 영상 아래에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살림 비법을 배울 방법이 없었는데 황금 정보를 알려줘서 정말 고맙다", "친정엄마도 안 알려준 꿀팁을 이 채널에서 배운다", "주부 9년 차에 인제야 세제 사용법을 제대로 알았다" 등 감사와 깨달음의 댓글들이 주를 이룬다. 구독자들은 그의 채널이 "유튜브의 순기능"을 보여주는 채널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지식조차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뛰어난 전달력도 그가 가진 경쟁력 중 하나다. "다른 직업군에 비해 무시 받는 경향이 있는 세탁업자들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었다"라고 말하는 그는 섬유· 염색 등 세탁 관련 전문 지식을 쌓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자신의 지식을 어떻게 정확하고 친절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그의 이러한 노력과 고민의 결과는 시청자들이 "설명이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어서 귀에 쏙쏙 들어온다", "발음이 또랑또랑하고 설명을 너무 잘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 등의 감상평을 남기게 한다.

그의 또 다른 인기 비결로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콘텐츠 베끼기와 짜깁기가 만연하고 있는 유튜브 속에서 독창성을 고집하는 세탁설과 그의 고집이 드러나는 영상이 돋보인다"라고 말한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영화제작자가 되는 것을 꿈꿨지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 세탁업자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세탁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제야 영상 창작의 꿈을 펼치고 있는 만큼 '창작'의 가치를 높게 산다. 영화학도였던 과거 경험을 살려 콘텐츠의 기획·구성부터 영상 촬영·편집까지 혼자의 힘으로 해내고 있는 그는 독창적 콘텐츠를 만드는 창의적인 유튜버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세탁소 아저씨'였던 과거에는 동네 이웃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사람이었지만, '세탁설'이 된 지금은 전국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더 행복하다"라고 말하는 그는 이러한 선한 영향력을 다방면으로 더욱 널리 퍼뜨릴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세탁설이라는 영화의 제작자이자 주인공인 그가 앞으로도 자신의 영화 속에서 인생의 꿈을 마음껏 펼치며 더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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