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네이버·카카오 등 집중타깃 카카오 김범수 이틀만에 또 출석해 질책하는 '보여주기식' 행사로 변질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 미칠듯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 업체의 수장들이 국정감사 각 상임위원회마다 '단골 증인'으로 되풀이 해 소환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경우,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불려나와 공식 '사과'한데 이어 7일에도 같은 이유로 호출돼 질타를 받았다.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국감이 플랫폼 기업인들을 질책하는 '보여주기식' 행사로 변질됐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보여주기식 행사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국내 플랫폼 업체들의 대외 신인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정우진 NHN 대표 등은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기벤처기업부 국감 증인으로 나섰다. 이들은 국감 현장에서 골목상권 침해와 관련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산자위 의원들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 이들 플랫폼 기업 수장들을 돌아가며 집중 난타했다. 문제는 이 같은 장면이 지난 5일 정무위 국감의 '완벽한 재탕'이었다는 점이다. 당일에도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 수장들이 증인으로 불려나왔다. 국회의원들은 이들에게 윽박지르고, 압박했다. 김범수 의장은 지난 5일 국회 정무위 증인으로 출석한데 이어 불과 이틀 만에 또다시 불려나와 똑같이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는 골목상권 침해에 대해 사과하며 "플랫폼 비즈니스는 권장해야 할 비즈니스 형태지만 시작된지 오래되지 않았다"며 "카카오같이 큰 기업은 적절한 견제가 필요하지만 플랫폼 시장에 새로 도전하는 스타트업은 많은 지원과 육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자위 위원들도 지난 5일 정무위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카카오가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골몰상권을 침해하고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산업 전반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의원들과 말만 달랐지, 내용은 똑같았다. 이 같은 '재방송'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역시 지난 7일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감에 증인으로 참가한데 이어, 추가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보건복지위 등에 증인으로 불려가게 됐다.
카카오를 비롯한 플랫폼 기업들은 가파른 성장을 엔진 삼아 골목상권을 침탈하고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최근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라는 비판이 커지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카카오를 비롯해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들이 국감을 계기로 사업영역을 전면 재조정하고, 상생경영 기조를 대대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대리운전, 헤어샵, 스크린골프 등 골목상권 침투 논란을 빚는 사업에서 전면 철수할 방침이다.
산업계에서는 국감장이 국내 플랫폼 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의혹을 해소하는 장이 돼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상임위원회 이름만 달라졌지 '재방송'이 되풀이 되면서 국감이 보여주기식 행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인들을 증인으로 불렀는데도 실속 없는 질문이나 인기를 얻기 위한 질의를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못하고 비난을 받고 있는 모양새"라면서 "효율적이고 수준 높은 질의를 통한 정책 국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