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놀이공원을 '아이들의 천국'이라고들 말하지만, 온전히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원은 의외로 찾아보기 어렵다. 자이로드롭이나 T익스프레스 등 어른들도 무서워할 어트랙션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밖에도 많은 시설들이 사실상 '노 키즈 존'에 가깝게 운영된다. 실제 롯데월드와 에버랜드 등 국내 대표 놀이공원의 주 이용층은 2030 청년층이다. 하지만 내년 어린이날부터는 진짜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원을 우리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바로 춘천 레고랜드 이야기다.
춘천 레고랜드 시티 구역(위쪽)과 캐슬 구역(아래쪽). <김아름 기자>
◇전세계에서 단 10개…의암호 한 가운데 뜬 레고랜드
지난 24일 방문한 춘천 레고랜드는 전세계 10번째로 오픈하는 레고랜드 리조트다. 아직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지만 랜드 내 시설들은 90% 이상 제 자리를 잡아 오픈 후의 모습을 그려보기 어렵지 않았다.
춘천 레고랜드는 의암호 한가운데 떠 있는 섬 '중도'에 자리잡았다. 레고랜드 중 유일하게 섬에 세워진 '플로팅 랜드'다. 춘천역과 가까워 대중교통 접근성도 높다. 수도권에서 아이를 데리고 '당일치기' 방문이 어렵지 않다는 의미다. 레고랜드 측은 춘천역과 레고랜드 사이에 셔틀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춘천 레고랜드 내 다양한 어트랙션과 시설물들. <김아름 기자>
◆A부터 Z까지 아이 맞춤형 공간
레고랜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해적과 닌자고, 캐슬, 시티 등의 테마 구역은 레고 시리즈 내에서도 아이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들로 엄선됐고 놀이기구 역시 고속 롤러코스터 등 성인용은 찾아볼 수 없다.
레고랜드가 특히 다른 놀이공원과 차별화되는 점은 이용자들이 단순히 앉아서 기구를 타는 수동형 어트랙션보다 직접 몸을 움직이거나 기기를 작동시켜야 하는 '체험형 어트랙션'이 많다는 것이다.
시티 구역 내에 위치한 '파이어 아카데미'는 레고랜드가 추구하는 놀이공원의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기구 중 하나다. 부모가 펌프로 소방차를 조종해 불이 난 건물 앞까지 가면 아이가 불을 끄는 협동형 어트랙션이다. 소방관의 역할을 대리 체험해 보는 교육적인 역할, 물총을 쏘는 놀이 경험, 부모와 함께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한 협동성까지 고려한 구성이다.
서로 차를 부딪히며 노는 범퍼카 대신 차선을 지키고 교통법규를 준수하며 시내를 주행하도록 하고 이를 완수할 경우 '드라이빙 라이센스'를 발급해 주는 '드라이빙 스쿨'도 눈에 띈다.
놀이공원 중앙 브릭토피아 테마 구역에는 자유롭게 드나들며 놀 수 있는 놀이터 '듀플로플레이'가 자리잡고 있다. 테이블과 브릭을 제공해 자신이 원하는 레고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도 넉넉히 제공한다. 어트랙션을 타기 위해 오랫동안 줄을 서는 것이 힘든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춘천 레고랜드 전경. <김아름 기자>
◇해적부터 닌자고까지…레고만의 테마
놀이공원 구석구석을 '레고화'한 것도 레고랜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즐거움이다. 모든 놀이기구와 식당, 구조물이 레고 모양을 하고 있거나 실제 레고로 만들어졌다. 레고랜드 내 전시된 모델만 1만5000개이며 여기에 쓰인 브릭은 총 3000만개에 달한다.
각기 다른 7개 테마의 구역(클러스터)는 각각 해적과 닌자고, 캐슬(중세), 씨티 등으로 나뉘어 구역을 이동할 때마다 다른 놀이공원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디자인만 다른 것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체험거리도 서로 다르다.
씨티 구역에는 주로 자동차나 소방차를 운전하는 등 도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어트랙션이 많고 해적 구역에는 물과 배 등을 활용해 물총 싸움을 즐길 수 있다.
닌자고 구역은 아예 전체 공간을 닌자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는 테마로 조성했다. 아이들이 직접 몸을 움직이고 기구를 만지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고려한 것이다.
◇테마파크 마니아에겐 다소 심심한 구성…하루종일 놀기엔 작다
전반적으로 유아동을 동반한 부모가 타깃인 만큼, 성인이나 청소년이 하루 종일 즐기기엔 전체 규모가 다소 작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28만㎡의 총 면적은 잠실 롯데월드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레고랜드 측은 전체 규모가 작은 만큼 롯데월드나 에버랜드 등과 달리 입장객 수를 제한하는 등의 정책을 통해 방문객들의 쾌적한 방문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성인 대상 어트랙션이 전무하다는 점도 성인 테마파크 마니아에게 어필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여러 행정적 문제로 레고랜드 주변의 시설 개발이 전혀 진척되지 않은 부분도 해결돼야 할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