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동안 인권과 공익을 위해 헌신하기만 했던 그의 주검조차 짓밟고 있는 우리 사회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우리 한국 사회가 그런 경이로운 인물과 가정을 다시 얻기란 불가능할 것”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 법률대리인 정철승 변호사. 정철승 페이스북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 법률대리인 정철승 변호사가 "최고의 시민운동가를 어쩔 수 없이 정치판으로 내몰고,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최고의 행정가였던 박원순 시장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던 사람들은 과연 누굴까"라고 한숨을 쉬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철승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십 년 동안 인권과 공익을 위해 헌신하기만 했던 그의 주검조차 짓밟고 있는 우리 사회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변호사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 시민단체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참여연대의 사무처장을 맡아 활약했는데, DJ정부 때 한승헌 감사원장으로부터 감사원 사무처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시작으로 역대 정권으로부터 각부 장관,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의 고위직 제안을 숱하게 받았으나 책임감과 시민운동의 순수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했다"고 박 전 시장의 정치 행보를 언급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박 시장은 민주당과 한나라당(현 국민힘당)으로부터 공천심사위원장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그 직책은 비례대표 2번(1번은 여성)을 의미하는 것임에도 모두 거절했다"며 "정부 요직을 거절한 이유와 같은데, 흥미로운 사실은 박원순 시장은 이처럼 여야 정치권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점"이라고 고인의 치적을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MB정부 때 원세훈 국정원의 불법 사찰과 박 시장을 상대로 한 수억원 규모의 손배소송 등 탄압으로 자의반 타의반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여 정치인이 되었지만 그는 정치적인 인물이 아니었다고 한다"며 "가급적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갈채받는 것을 몹시 불편해하는…"이라고 적었다.
정 변호사는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추석연휴 동안 짬짬이 읽으려던 책들이 몇 권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박원순이 걷는 길'이다. 박원순 평전이랄까"라며 "내가 우연히 고 박원순 시장의 유가족을 법적으로 돕는 변호사를 맡게 되었지만 사실 나는 박 시장과 아무런 인연이 없고 그 분의 삶을 거의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나는 단편적으로 접한 고인의 과도한(?) 모습에 뭔가 순수하지 못하다는 의구심과 거부감까지 느꼈었다. 잘 나가던 변호사가 자신의 전 재산을 시민단체에 기증하고 자신도 변호사 업무까지 접고 전업 시민운동가로 나섰다는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았다"며 "어수룩한 인상과 표정, 허름한 복장과 닳아서 구멍 난 구두 차림으로 대중 앞에 스스로를 드러내지만, 복심에는 대단한 수완과 교활을 숨긴 야심가가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불신감 같은 것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박근혜 정부 때 우연히 박 시장과 한 두번 만나게 되고, 수년전 내가 맡은 을지OB베어 명도사건과 관련해서 서울시장으로서 관심을 갖고 분쟁해결을 위해 성심껏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고인에게 갖고 있던 의구심과 불신을 상당히 걷어내게 되었다. 그런 우연한 인연을 계기로 곤경에 처한 유가족을 돕게 된 것이고…"라며 "한 마디로 참으로 경이롭고 아까운 인물을 잃었다 싶다. 더욱이 박원순의 경이로운 헌신과 열정 그리고 재능은 그를 이해하고 신뢰한 배우자와 자녀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우리 한국 사회가 그런 경이로운 인물과 가정을 다시 얻기란 불가능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 박원순의 삶에 대해 섣부른 공과론을 들이대는 것에는 단호하게 반대한다. 인권변호사 박원순의 삶에서 여성인권은 그의 공익성의 바탕 같은 것"이라며 "박원순에게 가해지는 성범죄 주장이 조금이라도 사실이라면 그의 삶은 모래 위의 성처럼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그러므로 고 박원순 시장에게 가해진 여성계의 비난을 철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며 "고인이 성추행을 했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아무런 물증이 없는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그 외에 성희롱을 했고 음란문자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송했다는 주장 역시 물증은 없고 몇몇 참고인들의 목격 진술만 있을 뿐이지만 그게 어떤 맥락에서 이뤄진 일인지 면밀하게 검증된 바 없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였던 박원순의 평전을 읽다보니 이 경이로운 인물의 치열하고 찬탄할 만한 삶을 묻어버려야 할 지 여부를 가리는 일이니 더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검증해야겠다는 각오가 저절로 굳게 다져진다…"라며 박 전 시장 법률대리인으로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