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고(故)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에 진행된 민간보조·민간위탁 사업들에 대해 시 차원의 감사와 점검을 진행 중이다.

지난 10년간 이들 사업을 통해 배를 불려온 시민사회단체를 솎아내 혈세 낭비를 막겠다는 게 오 시장의 판단이다.

오 시장은 "워낙 오랜 기간 이뤄진 일들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도가 지나치게 확대재생산된 측면이 있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선 몇 년까지 근본적으로 잘못 뿌리내린 관행을 바로잡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굳어진 사업구조에 손을 댈 경우 관련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 시장이 13일 '서울시 바로 세우기'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비정상의 정상화' 대상으로 언급한 사업들은 대부분 시민사회단체에 집중됐던 민간보조·민간위탁 사업들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민간보조금과 민간위탁금으로 지원된 금액은 1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부 금액은 애초 목적과 달리 단체들의 이익에 사용됐다는 게 오 시장의 판단이다.

오 시장이 '비정상'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은 게 '중개소'로 불리는 중간지원 조직이다. 다른 시민단체에 보조금을 나눠주는 역할을 시가 아닌 시민단체가 떠맡고, 다시 다른 단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세금 부담을 가중했다는 것이다. 이런 시민단체를 '다단계 피라미드 조직'에 비유한 이유이기도 하다.

민간보조 사업은 중복 지원과 방만한 운영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마을공동체 사업의 경우 인건비 비중이 절반을 넘고, 시민단체 출신이 부서장을 맡은 청년사업(청년청)이 특정 단체에 지원을 집중해온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서울시 조사 결과 자치구별 주민자치사업단 단장의 인건비는 연간 5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투자기금의 경우 특정 단체에 기금 운용을 맡기면서 위탁금 명목으로 4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2020년 지원된 기금 융자금 1235억원의 28%가 동일한 기업에 중복 융자됐다

서울시는 지난 7월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운영과 주민자치회 보조금 집행 실태를 점검하고, 지난 8월에는 태양광·사회주택·한강 노들섬 사업 감사에 착수했다. 청년활력공간 분야 사업 점검과 플랫폼창동61 운영실태도 조사 중이다. 현재 시 감사위원회에서 감사나 조사를 진행하는 건은 27건에 이른다.

오 시장은 박 전 시장 당시 시작된 사회주택과 마을공동체 사업 등에 대해 사업 재구조화를 검토 중이다.

오 시장은 '박원순 지우기'란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는 것은 서울시 수장으로서 주어진 책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시민단체의 긍정적 역할·기능까지 폄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회주택협회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왜곡하며 그간 쌓아온 성과를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일 시정질문에서 오 시장의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서 사회주택 관련 내부 문서가 공개된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오는 11∼12월에 예정된 시의회의 행정사무 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선 오 시장의 시민단체 감사가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시청에서 시민사회 분야 민간 보조와 민간 위탁사업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오 시장은 &quot;지난 10여년간 시민사회 분야 민간 보조와 민간 위탁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뿌리박힌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모든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화하겠다&quot;고 밝혔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시청에서 시민사회 분야 민간 보조와 민간 위탁사업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0여년간 시민사회 분야 민간 보조와 민간 위탁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뿌리박힌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모든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양수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