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총장은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하고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여파는 갈수록 거세지는 형국이다. 지지율 여론조사에서도 당내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에게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 측이 의혹을 조기에 진화하지 못할 경우 대선 정국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정치공방으로만 사태를 풀기에는 이미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터라 제보자를 비롯해 고발사주 문서를 건넸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기관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여권은 의혹 제기를 기정사실처럼 여기며 정치공세를 취하고 있고, 당사자는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짧은 기간에 해당 의혹이 해소될 수 있는 방안은 없다고 본다. 수사기관에 의뢰를 했으니 차차 밝혀질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어 "무엇보다 고발사주 의혹은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재직 당시 징계 사유에도 포함된 부분인데, 당시 손준성 검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는데 나온 것은 없었다"면서 "과거 '김대업 사건'처럼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대업 사건은 16대 대선과정에서 당시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이 허위로 드러난 정치 공작이다. 홍 교수는 "윤 전 총장 쪽에서 여권이 제기한 고발사주 의혹을 계속 끌어안고 가면 손해다. 여권이 짜놓은 프레임에 말려들어가는 것"이라며 "윤 전 총장 본인 입장에서는 이 문제가지고만 유권자들의 판단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응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이보다 훨씬 더 큰 기준을 가지고 대선 행보를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를 시작하더라도 중·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윤 전 총장에게는 경선과 대선에서 불리한 소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윤 전 총장은 이미 가족 비리와 관련해 장모가 재판을 받고 있고,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한 조사결과도 이달 중 나올 예정이라 여러 악재가 겹쳐 있다"면서 "가장 파급력이 큰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이 수면 위에 떠 있는 상태에서 여러 수사결과가 맞물린다면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윤석열 캠프가 의혹과 관련해 여권의 공작이나 '추미애 사단'의 공작으로 반격하는 것은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이 교수는 "윤석열 캠프 쪽에서는 여권 공작 프레임을 짜고 있으나 이미 제보자가 국민의힘 쪽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상황이라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 있다"면서 "향후 윤 전 총장의 발언에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으니 정공법으로 가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9월 2주차 보수·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오마이뉴스 의뢰·6~7일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홍 의원의 지지율은 32.6%로 전주보다 12.4%포인트나 오르며 1위에 올라섰다. 반면 고발사주 의혹으로 집중포화를 맞은 윤 전 총장은 지난주보다 2.8%포인트 빠진 25.8%로 2위에 내려앉았다.김미경·권준영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강원 춘천시 금강로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열린 강원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