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데이터 시장진출 겨냥
유럽·미국 고객 확장 가능
"폭발적 성장기 경쟁력 기대"

구현모 KT 대표(화면 밖 오른쪽)와 스톤패밀리 앤드류 조나단 스톤 매니징 파트너, 쿠옥그룹 이안 쿠옥 회장이 엡실론 SPA 문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KT 제공
구현모 KT 대표(화면 밖 오른쪽)와 스톤패밀리 앤드류 조나단 스톤 매니징 파트너, 쿠옥그룹 이안 쿠옥 회장이 엡실론 SPA 문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KT 제공
"KT가 세계에 서비스 거점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해 글로벌데이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KT가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데이터 시장을 겨냥해 전략적 인수합병(M&A)에 나섰다. 말레이시아 Kuok(쿠옥) 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 인수가 첫 걸음이다.

KT는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의 지분 100%를 1억4500만달러(한화 약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전날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 취임한 구현모 KT 대표의 첫 대규모 글로벌 인수합병이다.

이번 인수는 대신증권의 자회사인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도 참여한다.

엡실론 인수는 구현모 대표가 그리고 있는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사업 방향의 일환인 것으로 풀이된다. 구 대표는 회사 내 M&A 전문가로 손꼽혔으며, '정통 KT맨', '전략기획통'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에서 진행된 '디지털-X 서밋 2020'에서 "회사 내 M&A 전문가로서 컸고, 가시적 성과를 내년부터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빅딜'을 예고한 바 있다.

KT 측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고객들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와 기술력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데이터는 국내외 고객 및 해외통신사에게 국제전용회선, 이더넷, VPN(가상사설망), SD-WAN(소프트웨어 정의 광역 네트워크) 등의 IT(정보기술) 플랫폼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글로벌데이터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2조원이다. 2025년까지 약 40% 성장해 1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KT가 인수하는 엡실론은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이후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260개 이상의 PoP(해외 분기국사)를 보유하고 있고, 런던, 뉴욕, 싱가포르에 3개의 IDC(인터넷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인피니'라는 주문형 고객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의 '2021 글로벌 테크놀러지 이노베이션 리더십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KT는 이를 통해 글로벌데이터 인프라를 제공하는 지역과 고객을 유럽과 미국 등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그간 국내 대비 미비했던 해외사업 거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아울러 KT는 글로벌데이터 사업의 인프라와 서비스를 '기가지니'와 'AI로봇' 등에도 결합한다.

더 크게는 엡실론을 글로벌데이터 사업 확장을 위한 유관 기업 인수인 Bolt-on(볼트온) 전략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글로벌 통신 필수 분야 기업에 대한 전략적 M&A를 통해 '디지코'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구 대표는 "대한민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세계 글로벌데이터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아시아 최고의 디지코 기업으로 도약해 KT의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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