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기자회견에 與주자들 "국민 겁박" 꼬집자 "무슨 말인들 못 하나…공작의존 정치 습성 고칠 때" 맞받아 '인터넷매체 폄하' 논란엔 "내가 왜…동원된 인터넷매체→親與메이저→與정치인 순 3축 공작 말고 당당히 하란 것"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강원 춘천시 소재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지역언론 기자간담회를 연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윤석열 캠프 제공 사진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총장 재임 중 측근 검사를 통해 야당에 여권인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질질 끌면서 냄새나 계속 풍기고 그러지 말고 빨리 확인할 거 확인해서 결론 내라고 말하고 싶다"며 "지금 별 얘기가 다 돌고 있다. 항간의 이야기를 공적인 입장에서 드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강원 춘천시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가진 지역언론과의 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자신의 전날(8일) 강한 어조로 진행한 고발 사주 의혹 대응 기자회견을 '국민에 대한 겁박' 등으로 혹평했다는 취지의 질문에 "말이야 무슨 말을 못하겠나. 정치를 공작에 의존해서 하는 습성은 고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말장난 하는 건 그만했으면 하는 게 간절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매체에서 먼저 보도를 하고 또 그 보도를 다른 언론사가 어느 정도 (인용해서) 받는 차원이 아니고 소위 '친여(親與) 메이저'라는 데서 관련 자료를 어디서 받았는지 자료까지 받는다"며 "(매체끼리) 자료를 거의 공유해가면서 또 보도를 하고, 여권 정치인들은 이걸 갖고 떠들고, 검찰이 나서는 걸 보니까 과거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정치 공작 프로세스와 똑같다. 제가 항간의 이야기를 공적인 입장에서 여러분께 드릴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신생 인터넷매체 '뉴스버스'에서 윤석열 검찰이 지난해 4·15 총선 직전 미래통합당에 여권 정치인과 기자 고발을 청부했다고 단언하는 보도를 낸 데 이어, 친여 성향 일간지에서 고발장 문건이 함께 폭로된 정황을 꼬집은 셈이다. 그는 전날 "정치 공작을 하려면 인터넷 매체 말고 메이저 언론을 통해서 하라"고 발언해 '편향된 언론관'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선 "인터넷 매체 폄훼가 아니다"며 "지금 인터넷 매체가 얼마나 많은데 그런 걸 하겠나"라고 불 끄기에 나섰다.
그는 "내가 한 얘기는 정치공작이라는 게 '인터넷 매체, 친여 메이저 언론, 여권 정치인' 순서로 간다는 것"이라며 "정치 공작에 동원된 '규모가 작은 인터넷 매체(뉴스버스)'를 지칭한 것이다. 순차적으로 삼축(三軸 ) 정치공작을 할 거면 당당하게 처음부터 아예 메이저로 치고 들어가라, 왜 인터넷 매체를 동원해서 그 짓을 하느냐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인터넷 매체가 늘 이상한 짓을 한다고 한 것도 아니다"며 "메이저 (매체)에 비해서 규모가 작은 인터넷 매체를, 내가 뭐, 내가 한 말 중에 거기 뭐 폄훼하거나 그런 게 있나. '공작에 동원시키지 말라'는 말이다. 할 거면 당당하게 너희들(여권)하고 가까운, 규모가 큰 언론사하고 당당하게 붙어라, 그래야 책임도 지지 않겠냐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를 1명으로 특정하듯 말했는데 제보자를 확신하나. 제보자 색출 논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저도 기자들에게 들은 이야기"라며 "그런 차원에서 얘기를 한 것이고 더 지켜봐야 되는 것 아니겠냐"고 답했다.
'김오수 대검찰청'이 제보자를 공익제보자 신분으로 전환했다고 미리 발표한 것을 문제 삼은 배경으론 "제가 검찰에 26년 간 몸 담고 왔는데, 모든 국가 기관이나 언론 기관 관계자들에게 제보자의 인적사항에 대한 비밀 보장을 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기관은 권익위밖에 없다"며 "나머지는 공익 신고자에 대해서 자기들(신고를 받은 주체)이 비밀 보장을 해주면 되는거지, 다른 사람들한테까지 하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보자로 지목된 인물이 8일 밤 공개 입장문으로 자신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명예훼손 '법적 대응'을 거론한 것에 관해선 "저는 검사 생활하면서 소송을 많이 당해봤다"며 "소송 거는 거야 본인 자유다. 그게 얼마나 합당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8월, '4월8일 고발장'과 유사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고발장을 당내에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아니 그러니까 난 모르겠는데, 어떤 문서든지 간에 작성자가 나와야 한다"며 "그러니까 일단 그걸 한 번 보자"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왼쪽 두번째)전 검찰총장이 9일 강원 춘천시 명동 닭갈비 골목의 한 식당에서 같은 당 김진태(왼쪽 첫번째) 전 의원 등과 함께 닭갈비 오찬을 갖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 대선 1차 경선 일정인 봉사활동을 수행하기 위해9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노일초등학교 인근 횡단보도에서 교통봉사를 하고 있다.윤석열 캠프 제공 사진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춘천 명동의 닭갈비 골목을 찾아 춘천 지역구 재선 의원을 지낸 김진태 전 의원(현 강원 춘천갑 당협위원장) 등과 '닭갈비 오찬'을 가졌다. 검사 출신·친박계 일원으로 '윤석열 저격수'로 불려온 김 전 의원과의 식사 분위기는 예상과 달리 화기애애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양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강원지역 선거대책위원회도 400여명 규모로 발족 시켰다. 발대식엔 권성동·유상범·이철규 의원과 전직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이 대거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윤 전 총장은 강원 방문에 앞서선 이 대표가 당협위원장인 서울 노원구병 지역구에서 상계동 노일초등학교 앞 교통안전 봉사활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