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을 빚었던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승전 기록을 담은 중국 영화 '1953 금성대전투'의 국내 상영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다수의 네티즌들은 상영 시도 자체가 납득이 안 간다며 여전히 분노를 삭히지 못하고 있다.
9일 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에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문광위 전체회의에서 "(수입사 측에서)등급분류를 포기해서 상영이 안 된다"며 상영 포기를 밝힌 내용을 전달하며 상영 시도 자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배드림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제정신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저런 영화를 보러 간다는 자체가 참전 용사와 조·부모 세대에 대해 큰 실례 아닌가"라며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고 고생하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는데"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해당 영화의 수입·배급사 대표가 어느 국적인지도 털어봐야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지난 8일 상영허가 취소를 청원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대한민국 침략전쟁에 가담한 중국 인민군을 영웅화, 국군과 동맹 미국을 적대화 묘사하고 있다"며 "선조들의 희생을 왜곡하고 국민들의 올바른 역사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해당영화 국내상영금지를 청원한다"고 밝혔다. 이 청원은 게시된지 하루 만에 1만8380명이 참여했다.
'1953 금성대전투'는 6·25 전쟁 막바지인 1953년 7월 강원도 화천군 북쪽에서 국군과 중공군이 맞붙은 금성전투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당시 전투에서 1만명이 넘는 국군 사상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다.
이 영화는 금성전투를 앞두고 중공군이 미군 정찰기 등의 공습에 파괴된 교량을 고치다가 병사들의 몸으로 다리를 쌓아 도강에 성공하는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묘사하며 병사들의 희생을 부각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영화 수입사 위즈덤필름은 해당 영화를 비디오물로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에 등급 분류 신청을 했고, 지난달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야당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나왔고, 대한민국재향군인회는 상영 허가를 즉각 취소하라는 성명을 냈다.
급기야 국회 상임위에서까지 상영 허가의 적절성을 지적하는 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졌고, 황 장관은 "영화물등급위원회는 등급분류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분류를 한 것이고, 비디오물로 분류가 나왔는데 당사자(수입사)가 부담스러웠는지 모르겠지만 철회를 했다"고 답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