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비만 치료제로 ‘우울증’도 치료한다…항우울 효과 확인

한의학연, '방풍통성산'서 우울개선 효과
동물실험 통해 불안, 우울행동 감소 확인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이미영 박사 연구팀이 기존 비만 치료 한약인 '방풍통성산'에서 우울 개선 효능을 추가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방풍통성산은 비만치료제로 쓰이는 대표적인 한약으로, 고혈압 동반증상(두근거림, 어깨결림, 홍조)과 부기, 변비 치료 등에 사용되는 일반 의약품이다.

연구팀은 방풍통성산을 투여한 실험용 쥐모델을 대상으로 꼬리 매달기 실험과 강제수영실험 등 부동시간(不動)을 측정해 항우울 효과를 측정했다. 그 결과, 투여군에선 부동시간이 감소하고, 총 이동 거리가 증가하는 불안, 우울 관련 행동이 대조군에 비해 50% 이상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이는 대표적인 항우울제인 플루옥세틴 처리군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나타낸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방풍통성산이 우울증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신호전달과정의 염증 반응과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조절장애, 코르티솔 조절 이상, 뇌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등을 개선함으로써 우울증 개선에 효능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비만과 우울증이 상호 간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관성을 제기돼 왔으나,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방풍통성산의 주요 우울 장애에 대한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영 한의학연 박사는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은 의약품에서 추가로 우울 효능을 새롭게 발굴해 비만과 우울증을 동시에 치료하고, 한약제제를 활용한 치료의 선택폭이 넓어지게 됐다"며 "앞으로 고지방식이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비만과 우울증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