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먹고 살기 힘들어서 통일엔 관심도 없어"라는 말은 소위 사회에서 '기성세대'라고 불리는 분들이 자주 나누곤 하는 대화다. 청년들에게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묻는 미디어 콘텐츠가 종종 있다. 다수의 청년들은 통일을 하게 된다면 소위 '통일 비용' 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자신들이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청년들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기는 쉽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질문의 관점을 조금만 틀어보자. "북한 내부 요인으로 북한 정권이 붕괴한다면 북한의 영토와 주민들은 어느 국가와 통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이었다면 과연 답변이 같은 양상을 보였을까. 한국과 통합되어야 한다는 대답이 절대 다수를 이룰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통일의 '필요성'이 아닌 '접근법' 혹은 '방법론'을 질문해야 할 것이다. 남북 동질감 형성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통일 감정 호소는 더 이상 와 닿지 않는다.
그렇다면 2030 세대의 일원 중 한 사람으로서, 필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통일 인식 변화의 방법을 제시해본다. 첫째, 통일 교육을 통해 2030 세대와 그 이후 세대에게 분단 및 전쟁의 원인과 현 남북 관계까지의 시행착오, 그리고 이에 대한 당위성 등을 학습할 수 있는 우선적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둘째, 통일이 되면 한반도 전체에 미치게 될 실질적이고 유의미한 발전 및 성장 가치를 객관적으로 연구하고 수치화해 청년들과 국민들에게 제시해 주어야 한다. '당위적 통일'과 '실리적 통일', 모두를 동시에 준비하여야 한다.
이를 위한 통일의 탈 정치화 및 장기 국가 프로젝트화 라는 두 가지 프로젝트의 달성 역시 요구된다.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국가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연구와 분석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객관적 분석에 따른 각 분야별 통일에 필요한 인프라의 수치를 조율하고 체계적인 통일 과정 매뉴얼을 완성시켜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 여론은 변화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3번째 단계는 국가 차원의 남북 2030 청년들의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다. 필자는 NKDB 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 인턴으로 재직하면서 일명 '먼저 온 통일'이라 불리는 북한이탈주민, 그 중에서도 북의 2030 세대인 '장마당 세대' 청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최근 함흥에서 온, 필자보다 한 살 어린 동생과 축구 이야기를 나누며 그에게 손흥민 선수의 유니폼을 선물했다.
두 사람 모두 각자 남북에서 같은 시기에 군 복무를 하였으니 불과 얼마 전까지는 총구를 서로 겨누는 적대적 관계였지만, 지금은 형과 동생으로 손흥민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다정한 사이가 된 것이다. 필자가 경험한 바와 같이 센터에서는 남북 청년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서로가 만나 각자의 이야기를 공유했을 때 이미 우리는 같은 '인간'이라는 가치 아래 자신의 내적 변화를 경험했다.
이처럼 서로의 공감대와 동질감을 형성할 수 있는 소통의 기회를 더 많은 청년들이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비정부기구(NGO)와 같은 민간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와 지원을 해줘야 한다.
현 2030 세대의 선대 분들은 근 100년 동안 식민지배, 분단, 전쟁, 산업화의 고통을 견디어 내고 나아가 민주화라는 가치를 이룩하여야만 했다. 뼈아픈 과정들 속에서 선대들이 입었던 상처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 상처들은 흉터가 되지 못한 채, 여전히 벌어진 모양새로 현재까지 사회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므로 선대들의 상처를 치료해 나가는 것은 우리 세대의 숙명이다. 현 2030 세대는 선대가 경험해야 했던, 그 뼈아픈 경험들을 간접적으로 목격했다. 말과 글을 통해 어떠한 과정을 거쳐 현재의 대한민국을 건설하였는지 우리는 배워왔다. 그렇기에 우리 세대는 사회 갈등 속에서 양극화의 중심이 된 역사적 경험들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와 역량이 있다. 그 기반을 토대로 남북의 2030 세대가 이제까지 급속도로 달려온 대한민국이 놓쳤거나 손상시킨 것들을 보완해야 한다.
그 과정을 위하여, 또한 통일로 가는 길목에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기반은 '마음의 공유를 통한 동질감' 형성이다. 국민 간 동질감 형성에 실패한 정치 시스템적 통일은 외견만이 번듯한 통일일 것이다. 내부는 성숙되지 못한 채로 여전히 분리되어 있을 것이다. 필자가 제시한 단계들이 완성되었을 때 비로소 기성세대에게 많은 우려를 안긴, 통일에 대한 청년들의 부정적 견해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본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