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바꾼 리니지' 유튜버 불만
지나친 과금 유도·회사대응 비판
출시 이틀만 시총 4조 넘게 증발

블레이드&소울2. 엔씨소프트 제공
블레이드&소울2. 엔씨소프트 제공
지난해 사상 첫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엔씨소프트가 위기에 몰렸다. 연초부터 터져 나온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악화하던 민심이 지난달 26일 출시한 '블레이드&소울2(블소2)'의 지나친 과금 유도를 계기로 결국 폭발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 맏형 격인 엔씨소프트의 위상이 블소2 출시 직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시가총액은 블소2 출시 이틀 만에 4조원 넘게 증발했고 엔씨소프트의 게임을 홍보한 유튜버들은 거센 항의에 사과 영상까지 게재하고 있다.

블소2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직접 개발자로 참여해 진두지휘한 야심작이다. 사전 예약 당시만 해도 국내 최다 기록인 746만명의 이용자가 몰릴 만큼 기대감이 높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이름만 바꾼 리니지'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블소2 부진에는 게이머들의 성난 민심이 자리 잡고 있다. 올 초 있었던 확률형 아이템 논란, '리니지M 문양 시스템 롤백(업데이트 이전으로 돌리는 조치)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과도한 과금 구조뿐만 아니라 이를 해소하기 위한 회사의 대응전략도 더 큰 후폭풍을 몰고 왔다는 지적이다. 실제 리니지M 문양 시스템 롤백 사건은 그간 엔씨소프트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린저씨(리니지+아저씨·리니지 열성 이용자)'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엔씨소프트가 고액 과금자인 '핵과금러'를 택했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했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더해 불매 운동, 트럭시위까지 벌어졌다.

일련의 사태 속에서도 엔씨소프트는 이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과금 체계 개선책을 내놓지 않으며 꿋꿋이 버텨왔다. 불매 운동 여파가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 실장은 지난 5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내내 리니지M에 잡음이 있어 모든 지표를 확인했다"며 "지표가 좋고 실질적으로 영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엔씨소프트도 크게 놀라는 분위기다. 엔씨소프트는 블소2 출시 하루 만에 공식 사과와 함께 서비스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게임 내 과금 유도 시스템인 '영기' 아이템을 수정하고 "출시 이후 이용자분들에 심려를 끼친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에도 게임 난이도를 낮추는 내용의 시스템 개편을 한 차례 더 단행했다. 지금까지의 엔씨소프트 대응 방식을 떠올리면 출시 일주일 사이 두 번이나 개선 조치를 내놓은 것은 예외적이라는 평가다. 블소2를 둘러싼 반발이 그만큼 거세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의 발 빠른 조치에 블소2의 매출 순위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의 게임 순위 분석사이트 게볼루션 집계를 보면 블소2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4위를 기록했다. 이는 출시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매출 11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올라간 순위다.

다만 타격을 입은 기업 이미지를 어떻게 회복할지가 관건이다. 엔씨소프트가 주춤한 사이 그 공백을 후발 주자들과 중국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블소2의 매출은 시스템 개편 등으로 4위로 올라섰지만 1위는 여전히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라이징'이, 3위는 중국 미호요의 '원신'이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내 출시 예정인 '리니지W'의 흥행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작품 또한 기존의 공식을 답습한다면 유저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엔씨소프트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떠나간 유저들의 마음을 붙잡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의 성공 공식이었던 과금 모델, 인터페이스 등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게임 순위 분석사이트 게볼루션 집계 결과,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2'가 5일 오전 11시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게볼루션 사이트 캡처
게임 순위 분석사이트 게볼루션 집계 결과,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2'가 5일 오전 11시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게볼루션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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