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가 일단 대리점을 포기한 상태입니다. 더 많은 투쟁으로 더 좋은 결과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A씨는 보냈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더 힘내서 대리점 먹어봅시다."

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한 김포의 40대 택배대리점주와 관련, 택배 노조원들이 점주의 대리점을 뺏으려 했던 내용으로 추정되는 대화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방에서 나눈 사실이 3일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리점을 먹어보자거나 욕설을 한 대화글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나 이는 노조원들만 있는 SNS 대화방에만 게재된 내용"이라며 "노조가 A씨 대리점을 차지하려 했다면 입찰에 직접 참여했을 텐데 그런 정황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노조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거친 대화를 올린 것이지 이를 직접적으로 A씨에게 한 것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고 했다.

전날 전국택배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A씨에게 폭언·욕설 등 내용은 없었고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사실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조합원이 A씨가 참여한 SNS 대화창에서 A씨를 조롱하며 괴롭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택배 배송 거부 등 노조원들의 쟁의 행위는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A씨의 극단적 선택의 원인은 개인 채무 문제와 CJ대한통운이 대리점 포기를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왜 모든 책임을 노조에만 돌렸는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택배대리점연합회는 "A씨가 유서에 노조원들을 지목해 적은 것은 직·간접적으로 자신을 압박한 것에 대한 원망"이라고 밝혔다.

연합회는 "택배노조는 노조원들이 택배 배송을 거부한 행위가 정당한 쟁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택배 당일배송 거부는 명백한 계약위반 행위"라며 "유족과 함께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30일 김포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는 유서에서 "처음 경험해본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 파업이 종료되었어도 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고 노조를 원망하는 심경을 밝혔다.

연합회는 이날 강원도 한 대리점 사진이 고인을 모독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며 문제 삼고 나섰다. 사진 속에는 건물 외벽에 걸린 김포 택배대리점주의 추모 현수막 밑에 배송 거부 택배상자 5개가 놓인 장면이 담겼다.

연합회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고의로 현수막 밑에 상자들을 가져다 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A씨의 명복을 빌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타지역 노조원들은 이를 비난하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이런 식의 의사표시는 비난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택배노조 관계자는 "사진을 조사한 결과 해당 대리점 노조원이 이 같은 행위를 한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택배대리점연합회가 노조를 압박하기 위해 고의로 해당 상자들을 가져다 놓고 사진을 유포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



2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한 택배업체 터미널 인근 도로에 40대 택배대리점주 A씨를 추모하는 택배차량이 줄지어 정차돼 있다. A씨는 노조를 원망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지난달 3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김포=연합뉴스>
2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한 택배업체 터미널 인근 도로에 40대 택배대리점주 A씨를 추모하는 택배차량이 줄지어 정차돼 있다. A씨는 노조를 원망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지난달 3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김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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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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