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사퇴안을 제출했지만 여야는 사퇴안 처리를 두고 공을 미루고 있다. 지난 27일 기자회견하는 윤 의원. 연합뉴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부친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여야는 사퇴안 본회의 상정을 위한 합의에 나서지 않아 무기한 지연될 전망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의원의 사퇴안이 오는 27일 본회의에 상정될지는 미지수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윤 의원 사퇴안 상정에 대한 여야 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사퇴 찬성을 결의한 후 양해를 구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아직 사퇴안 찬성에 대한 중지도 모으지 못한 상태다.
박 의장 측 관계자는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여야 의사일정 합의사항이다. 여야가 상정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의장이 (사퇴안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찬성 투표에 대한 결정을 머뭇거리는 모양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27일 본회의에) 사퇴안이 올라올지 언제 올라올지 저희들은 모르겠다"며 "야당이 (사퇴안 상정을) 요청해 의장이 올릴지 여부를 결정할 것 아닌가. 그래서 올라오면 개별 의원님들이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당 지도부에서 개인 의원 사퇴를 당론으로 정하면서 관심을 모을 사안 자체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다른 관계자는 야당의 찬성 결의와 협조 요청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중요한 건 국민의힘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라며 "자신들이 저지른 걸 왜 우리한테 물어보나. 국민의힘이 (윤 의원을) 내칠 건지 말 건지 본인들이 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걸 결정해서 저희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윤 의원이 관여했는지 아닌지를 명백하게 밝히면 되는 건데, 당당하다고 하면서 사퇴는 하고 국민의힘은 나몰라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상정하자고 하면서 저희한테 양해를 구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전체 찬성투표를 하겠다면서 민주당도 협조를 해달라 요청하면 저희도 응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윤 의원 사퇴안 찬성을 위한 논의를 시작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도부 차원의 윤 의원 사퇴안 표결 찬성 논의에 대해 "그런 건 아직 없다"며 "(표결 진행 자체도) 아직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의원총회에서 다뤄지지 않을까 싶다"고만 했다.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정치적 부담을 느껴 언론중재법 합의를 이유로 윤 의원 사퇴안 처리를 미룰 거란 전망도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이와 관련해 "언론중재법이 정국의 초점이 돼 있었기 때문에 일단 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며 "이제 한 달 정도 늦춰놓고 우리가 이 문제를 숙의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문혜현기자 mo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