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사퇴 쇼라고 주장해온 민주당이 제 꾀에 빠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1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의원 사직안에 대해 "저희가 처리 자체를 반대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야당이 적극 처리하겠다고 하면, 저희는 거기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이) 정쟁을 일으키고 본인이 피해자라는 코스프레를 해온 데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판단이 있을 것"이라며 "회기 중 상정처리하게 돼 있는데, 야당이 요구하면 받겠다"고 국민의힘에 결정을 넘겼다.
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윤 의원 사퇴안을) 마무리해야 된다"며 "사퇴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월급도 반납하겠다고 할 정도로 본인 의지가 매우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이 직접 책임 있는 사유에도 단 한 명도 사퇴 의사를 밝힌 적이 없고 탈당한 사람도 없었다"라며 민주당을 향해 화살을 돌렸다. 국민의힘이 윤 의원 사퇴안으로 민주당을 최대한 압박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날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윤 의원이 까다로운 사퇴 절차를 역이용해 일종의 '사퇴쇼'를 벌이고 있다며, 국회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면 회기 중에도 사직 처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뒤질세라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도 역시 같은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해 윤 의원의 도덕성과 진정성을 높이는 포석을 뒀다.
전문가들은 윤 의원 사퇴안이 결국 국회에서 처리될지 여부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으나, 민주당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보수 우파는 원래 도덕성이나 윤리, 명예, 자기 희생이 중요한 사람들이고, 한번 매듭지은 말은 지키려 하는 등 기준이 높은 경향이 있다"며 "윤 의원이 도덕적 기준에 맞는 정치를 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이 사퇴를 한다고 했을 때 민주당이 가만히나 있었으면 중간이나 갔을 텐데, 사퇴 쇼라고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보니, 이제 와서 입장이 난처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원래 진보·좌파는 이념과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 실천에는 수단·방법에 제한이 없다"며 "그러니 윤 의원 행동이 '쇼'로 보였던 것이고, 제 무덤을 판 꼴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의원 입장에서는 오히려 여기서 물러나면 정치 생명이 끝나는 형국이라 지금은 그만둘 수도 없게 됐다"며 "쇼를 했다는 말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 못하는 행동을 했다'는 것을 높게 평가하고, 이 부분이 비교돼 민주당이 앞으로도 상당히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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