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매출 급감 등으로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 상황이 1년 가량 계속될 경우 전체 자영업자의 90% 이상이 가게 문을 닫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8월 10∼25일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9.4%가 현재 폐업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고 1일 밝혔다.

폐업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한 자영업자의 94.6%는 그 이유로 경영 부진을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매출액 감소(45.0%)가 가장 많았고, 고정비 부담(26.2%), 대출 상환 부담·자금 사정 악화(22.0%) 등이 뒤를 이었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예상 폐업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3.0%가 '3개월 이내'라고 답했다. 3∼6개월도 32.0%로 많았고, 6개월∼1년 내 문을 닫겠다는 응답률은 26.4%였다. 1년 이내 폐업을 예상하는 자영업자 비중이 10명 중 9명꼴인 셈이다.

4차 대유행 시기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처음 넘은 7월6일로 간주했을 때 자영업자 10명 중 9명(90.0%)은 올해 상반기와 비교해 4차 대유행 이후 월평균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매출 감소폭은 평균 26.4%였다.

매출에서 원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공과금 등의 영업비용을 제한 순이익 역시 매우 감소했다. 4차 대유행 이전보다 월평균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응답 비중은 89.2%였고, 순이익 평균 감소폭은 25.5%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60.4%는 코로나19 직전(작년 1월)보다 대출액이 감소했지만, 39.6%는 대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액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들은 주요 이유로 향후 금리 상승 우려(29.5%), 대출한도 문제(22.9%), 폐업 예상으로 인한 대출 축소(19.6%) 등을 꼽았다.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고, 그나마 받을 수 있는 대출도 다 끌어다 쓴 자영업자들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출액이 증가한 자영업자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49.0%), 기존 대출이자 상환(23.6%), 재료비 지출(16.7%) 등의 이유를 들었다.

자영업자의 자금 사정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 지원 방안으로는 응답자의 28.4%가 거리두기 지침에 따른 영업손실 보상 확대를 꼽았다. 임대료 직접 지원(24.9%), 백신 접종 확대(16.5%), 대출 상환 유예 만기 연장(12.7%) 등의 답변도 뒤를 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조치 장기화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이제는 대출을 통한 자금 확보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속한 집단면역 형성과 거리두기 효율화 등으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음식점, 슈퍼마켓 등의 도·소매업, 교육서비스업, 스포츠·오락시설, 숙박업 등 소상공인 비중이 높고 코로나19 타격이 큰 8개 업종을 대상으로 지난달 10일부터 같은 달 25일까지 진행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8%포인트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한국경제연구원 '자영업자실태조사' 결과. <한경연 제공>
한국경제연구원 '자영업자실태조사' 결과. <한경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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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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