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극미광 천체 관측하는 'K-DRIFT' 개발 작지만 더 넓은 시야로 고품질 영상 얻을 수 있어 한국천문연구원은 고종완 박사 연구팀이 밤하늘보다 수천 배 어두운 극미광(LSB)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비축 자유곡면 망원경(K-DRIFT)'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우주의 극미광 천체를 관측하려면 망원경 구경이 크지 않더라도 넓은 시야각을 가진 저배율 망원경이 필요하다.
이 망원경은 구경 30㎝의 소형 광학망원경으로, 현존하는 세계 최대 단일 구경인 8.2m 일본의 스바루 망원경과 동등한 품질의 거대은하 주변 극미광 영역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스바루 망원경 구경 면적의 약 750분의 1 크기에 이르지만, 집광력과 노출 시간, 관측 조건 등을 고려했을 때 100배 이상 성능이 뛰어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축대칭 반사망원경의 단점인 부경의 차폐 현상을 제거하고, 망원경 내부에서 발생하는 산란광과 수차를 제거함으로써 넓은 시야를 확보해 가까운 우주의 극미광 천체 관측에 최적화되게 망원경을 제작했다. 특히 설계부터 가공, 조립, 정렬 등 모든 제작을 국내 기술로 완성해 실제 관측에 성공한 첫 사례다.
이 망원경은 크기는 작지만 더 넓은 시야에서 고품질의 천체 관측 영상을 얻을 수 있어 우주와 우리 은하 구조를 연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보현산천문대에서 망원경의 시험모델 관측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말부터 가까운 우주의 거대은하 주변 극미광 영역 탐사를 위한 관측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성능을 더욱 발전시켜 2024년 이후에는 칠레 등 천문관측에 적합한 지역에 설치, 하늘 전체에 대한 극미광 탐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고종완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우리가 개발한 망원경이 그동안 미지의 영역이던 극미광 탐사관측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망원경 개발에는 그린광학과 에스앨랩 등 국내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보현산천문대에 설치된 천문연의 '비축 자유곡면 망원경(K-DRIFT) 시험모델로, 최근 NGC5907 은하 주변에 조재하는 밤하늘 밝기보다 1000배 어두운 극미광 영역을 관측했다. 천문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