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30일 언론중재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을 두고 수차례 협상을 가졌으나 결국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
여야는 31일 오전 10시에 다시 회동을 갖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5시에 열기로 했던 본회의는 연기 끝에 무산됐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비롯해 본회의에 상정할 안건 20건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여야 원내대표단은 오후 4시부터 협상을 시작해 오후 10시까지 릴레이 협상을 이어갔으나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평행선만 달리다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윤 원내대표는 최종 협상이 결렬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동에서도 여야가 합의를 못했다"면서 "오늘 예정된 본회의는 열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윤 원내대표는 "오늘 마지막 회동에서 여야 양당이 조금 새로운 제안을 각각 내놨기에 각자 당으로 돌아가서 당내 의견을 청취한 뒤에 31일 오전 10시에 다시 회동해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새로운 제안과 관련해서 서로 의견을 나눴는데 최종 합의는 아니지만 큰 틀에서 (합의를) 보기 위해 야당도 새로운 제안과 관련해 당의 의견을 듣고 31일 오전에 다시 방안을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새로운 제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단 회동에 앞서 의원총회를 갖고 내부 의견을 수렴했으나 내부에서도 언론중재법을 본회의에 바로 상정해 처리해야 할지 의견이 분분했다. 강경파들은 단독상정까지 주장했으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다수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의 원로들도 민주당 지도부에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김원기·문희상·유인태·임채정 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날 국회에서 송영길 대표와 차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언론개혁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도 꾸준히 노력했던 사항"이라고 공감을 표했으나 "길은 지혜롭고 현명하게 갔으면 좋겠다"고 신중론을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하려는 의지를 버리지 않을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비롯해 헌법소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협상 중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강행처리를 막고자 주말부터 지금 이 시각까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민주당은 막무가내 고집불통"이라며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악법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국민의힘은 헌법소원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30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회동을 마친 뒤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