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카불서 폭발음 후 피어오르는 연기[EPA=연합뉴스]](https://wimg.dt.co.kr/news/legacy/contents/images/202108/2021083002109919613001[1].jpg)
이날 아프간 아리아나뉴스는 관계자를 인용해 "아쿤드자다가 지난 4일 동안 칸다하르에 있었다"며 "그는 아프간 상황과 미래 정치 체제 구축을 놓고 지도자들과 회의를 열고 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부대변인인 빌랄 카리미도 AFP에 "그(아쿤드자다)가 칸다하르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곧 대중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칸다하르는 카불에 이어 아프간에서 2번째로 큰 대도시다. 특히 1994년 탈레반이 결성된 곳으로 탈레반에게는 '정신적 고향'이나 다름없는 도시다. 1961년생으로 추정되는 아쿤드자다는 2016년부터 탈레반을 이끌고 있다. 그는 최고 지도자 자격으로 정치, 종교, 군사 분야의 중요 결정을 내린다.
이슬람 율법학자 출신인 그는 좀처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이후에도 그는 외부에 나타나지 않았다. 탈레반 창설자 중 한 명으로 조직 내 2인자로 평가받는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카불에 입성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과는 대비된 모습이었다. 행방도 묘연해 은둔하며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별칭은 '신도들의 리더'(Leader of the Faithful)다. 아쿤드자다가 지난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탈레반은 부인했다.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들은 그간 철저하게 은신한 채 활동해왔다.탈레반을 창설한 이로 '얼굴을 없는 지도자'로 불린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도 주로 칸다하르의 은신처에 머물며 외부인과 접촉을 기피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탈레반의 반대파 등에 대한 보복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탈레반 지도부는 아프간을 장악한 후 무기를 내려놓는 정부군에 대해 사면을 약속하고 이들을 추적하지 않겠다는 서면 약속까지 하는 등 대외적으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해 왔다. 그러나 아프간에서 자택 급습, 감금, 실종, 심지어 살해 등에 관한 보고가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아프간 전직 정부 관리들에 따르면 아프간 전역에 구금 중인 가니 정부 관리는 경찰·정보기관 고위직 등 최소 12명이다. 이들이 어디에 갇혀 있는지, 법적 절차는 진행 중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활동가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남서부 파라주의 경찰 책임자였던 굴람 사키 악바리가 지난 27일 카불과 칸다하르를 잇는 고속도로에서 총격을 받아 숨졌다고 전했다.
한 전직 의원은 탈레반이 한밤중 자택에 찾아왔을 때 자신은 다른 곳에 숨어 있었다면서 "가족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패트리샤 고스먼 아시아 담당국장은 "그들은 매우 위협적으로 수색을 하는 것 같다"며 "이는 경찰국가가 할 법한 행동이고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북부 바다크샨주에서는 사람들이 집 밖으로 끌려 나가 며칠간 실종 상태에 있다고 한 정부 관리가 전했다. 이 관리는 이런 일들이 탈레반 정책에 따른 것인지, 대원들이 개인적으로 저지르는 보복인지에 대해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면서 "탈레반 정책 차원이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