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태의 원인이 비세척란으로 밝혀지면서 비세척란 유통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고양, 성남에 이어 파주시에서도 김밥을 먹고 식중독 증상을 보인 주민이 20여명 이상 발생하면서 최근 한 달 새 수도권에서만 3번째 식중독 사태가 벌어졌다. 부산에서도 밀면집에서 450여명의 식중독 감염이 나오며 관련 환자만 1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집단 소송에 들어가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은 경기도 김밥집과 부산 밀면집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태의 원인으로 살모넬라균 감염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와 함께 해당 업체들이 '비세척란'을 사용한 것이 살모넬라균 감염의 원인일 가능성이 지목되며 비세척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살모넬라균은 닭, 오리, 돼지 등 가금류의 장내에 서식하는 식중독균으로, 닭의 경우 분변에 오염된 달걀에서 주로 검출된다. 보통 시중에 유통되는 달걀은 대부분 살균소독수로 세척을 하고 세척 이후로는 냉장유통을 하기 때문에 살모넬라균이 생존하거나 번식하기 힘들다.

반면 일부 상온으로 유통하는 비세척란은 유통 전 조처가 세척 솔로 닦아내는 정도이기 때문에 살모넬라균이 그대로 남아 있을 확률이 높다. 또한 솔로 닦는 과정에서 상온에 균이 번질 수도 있다. 살모넬라균은 37℃에서 가장 잘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요즘같이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을 때 비세척란의 상온유통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은 "달걀 껍데기에 있는 오염 물질이 껍데기를 깨는 조리 과정에서 달걀 액을 오염시키거나 달걀을 만진 손을 씻지 않고 다른 음식을 조리한 경우 교차 오염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비세척란은 표시도 잘 돼 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 비세척란 판매 페이지에도 상품 소개에 비세척란 표기가 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현재 일부 온라인 식품 업체와 오픈마켓 방식 판매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마트·온라인 식품 유통 기업들은 세척란만 판매하고 있다.

비세척란은 천연 보호막인 큐티클이 남아있어 상온에서 유통할 수 있지만 한 번이라도 냉장 보관을 했다면 판매될 때까지 냉장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냉장 보관한 달걀을 실온으로 유통하는 경우 온도 변화로 결로 등이 발생해 오염 및 품질 저하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비세척란과 비세척란 유통 업체에 대한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농가와 유통업체들의 자발적인 개선과 함께 정부 당국도 비세척란 유통과 표시에 경각심을 갖고 자세히 들여다보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최근 벌어진 대규모 식중독 사태의 원인이 '비세척란'인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벌어진 대규모 식중독 사태의 원인이 '비세척란'인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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