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전에도 대출금리 꾸준히 올라 금융사, 대출 취급 중단 '극약처방'보다 '금리인상' 택해 금리인상기 본격화...대출 부실·비용 부담에 금리 더 오를듯
픽사베이
한국은행이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건 33개월만이다. 코로나19가 발발한 작년부터 줄곧 내렸거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올 들어 은행의 대출금리는 꾸준히 올랐다. 특히 대출금리를 구성하는 항목 중 가산금리가 집중적으로 상승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된 이유다.
은행 대출금리는 크게 2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다. 기준금리는 말 그대로 대출의 '기준'이 되는 수치로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근거로 한다. 국내 8개 은행 자금조달 정보로 산출하는 코픽스(COFIX), 금융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이다. 이는 은행 수신금리와 시장 채권금리 등의 영향을 받는다.
금융시장 동향에 따라 결정되는 기준금리와 달리 가산금리는 은행, 저축은행 등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는 금리다. 일종의 상품가격인 셈이다. 은행들은 통상 영업 확대를 위해 타 행보다 대출금리를 낮추거나, 예적금 금리를 높이는 방식을 취한다.
가산금리는 금융사가 부담하는 리스크·유동성·신용프리미엄, 자본비용, 업무원가, 법적비용, 목표이익률, 가감조정 전결금리 등을 통칭한다. 쉽게 말해 은행이 다른 곳에서 빌려온 자금에 대한 유동성 관리, 고객이 대출을 갚지 못했을 때 부담하는 리스크 비용이다. 대출 취급에 따른 인건비와 전산비용, 각종 세금 등도 가산금리에 들어간다. 은행경영을 위한 마진도 산정된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인상한 신용대출 가산금리는 최대 0.79%포인트에 이른다. 같은기간 기준금리는 최대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갑작스레 관리비용이 늘거나 인건비가 증가한 건 아님에도 '가격'이 급증한 것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른 조치다. 당국은 올 초부터 각 은행에 연 평균 증가율 5% 안팎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요청했고,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조절하는 식으로 대응해왔다. 대출 조절을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은 취급을 중단하는 조치지만,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다는 점에서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수요를 조절하는 것이다. 상품 가격이 올라가면 자연스레 구매자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대출 수요 억제에 따른 은행 수익 하락 가능성도 있지만,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금융권의 판단이다. 인상된 대출금리가 감소한 대폭 증가분을 상쇄하기 때문이다. 금융사가 대출 증가율 억제에 쉽게 동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부 은행은 중저신용자 취급을 늘린다는 명목으로 고신용자에 대한 가산금리를 높이기도 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연내 한 차례 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대출금리 상승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금융사 대출 상당 부분이 연체 등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대출 부실 리스크를 감내하기 위해서는 은행도 금리 인상을 통해 손실에 대비하는 게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