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의원의 지지율이 최근 상승하면서 대선 구도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기존 분석과 달리 청년층 'MZ세대'로 부터 호응이 심상치 않다는 분석도 속속 나오면서, 야권의 대선 구도는 물론 전체 대선 구도까지 바꿀지 주목된다.

홍준표 의원은 26일 리얼미터가 공개한 차기 대선 여론조사 결과(오마이뉴스 의뢰, 23~24일 이틀 동안, 기타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에서전체 8.1%를 기록했다. 기존 2위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월 2주차 6.1%에서 4.0%까지 미끄러지는 동안 홍 의원은 5.4%에서 8.1%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홍 의원은 보수 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도 20.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홍 의원은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치러진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서 패했고, 지난 지방선거까지 당 대표 자격으로 지휘했으나 크게 패하면서 정치권에서는 한 때 '홍 의원이 앞으로는 대권과 가까워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다. 하지만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당 대표를 한 지난 총선에서 크게 패하고, 대안으로 등장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홍 의원이 다시 대안으로 주목받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홍 의원의 반등세에는 기존 평가인 '전통적 보수 지지층이 선호하는 후보'라는 분석이 무색할 정도로 MZ세대 지지세가 관찰되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홍 의원은 20대로부터 15.1%, 30대로부터 12.5%의 지지를 얻었다. 홍 의원이 같은 여론조사에서 40대 이상 전 연령대에서 4~5%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20~30대가 주 지지층으로 바뀌었다는 분석까지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최근 일부 젊은 보수성향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과거 MBC의 인기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유행어였던 '무야호'에서 따온 '무야홍'(무조건 야권 대선 후보는 홍준표의 줄임말)이 하나의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문화요소 전부를 통칭하는 단어)으로 자리 잡는 모습도 관찰된다. 홍 대표도 이를 알고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알리는 포스팅을 게시하면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무야홍이 유행이랍니다"라고 썼다.

나아가 MZ세대가 여야 양쪽에 모두 실망해 '정치'보다는 '정책'을 더 많이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 홍 후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MZ세대인 강사빈(21) 청년나우정책연구소 소장은 전화 통화에서 "지난 대선 때를 생각해보면 박근혜·최순실에 대한 저항의식이 불러온 정의감이 유권자의 마음에 영향을 줬다면, 지금은 조국 사태·추-윤 갈등 등을 거치면서 감정적인 저항 의식보다는 정책적인 성공을 이룰 수 있는 후보를 뽑겠다는 식으로 또래 유권자의 '니즈'가 바뀌고 있는 것 같다"며 "여기에 기존 기성 정치인들은 논란이 되는 것을 두려워해 막말 등 프레임이 씌워지면 사과하고 꼬리를 내리기 바쁜 모습을 자주 보여줬는데, 홍 의원은 유일하게 안티포퓰리즘을 내걸고 막말로 비칠 수 있는 시원시원한 말을 하면서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여야 대선 후보 지지율 추이. 최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약진이 돋보인다. 리얼미터 제공.
여야 대선 후보 지지율 추이. 최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약진이 돋보인다. 리얼미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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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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