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에만 대출 잔액 831조 한계자영업자 디폴트 지속 증가 디폴트 위험 금융권 전이 우려 중기 금융부담도 급증세 전망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연합뉴스>
금융권의 대출 조이기에 이어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자영업자의 빚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831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고금리 대출을 받은 한계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대출 상환을 하지 못하는 채무불이행(디폴트)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내달 추가로 자영업자 대출 만기를 연장한다고 해도, 언젠간 자영업자 발 빚폭탄이 터져 금융권 위기로 이어지고, 이것이 우리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당분간 금융불균형 해소와 물가 안정에 역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해나가겠다고 밝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1800조원을 넘어서면서, 정부는 금융권 대출 옥죄기 등 가계부채 총량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는 예외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추석 전에 총 41조원의 추가 금융지원(대출)을 하고, 각종 사회보험료와 공과금 납부일을 3개월 더 유예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뜩이나 자영업자 부실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데, 추가로 대출을 더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앞서 올해 3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상환유예 조치를 했다.
하지만 장기간 사회적거리두기 조치로 부실이 높아진 영업장들이 많아져 디폴트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총 831조원을 넘어 1년전에 비해 18.8%나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은 자금여력이 부족하다며 대출만기와 이자상환을 유예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중소기업도 저금리 대환대출 프로그램과 대출만기 장기분할상환제도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금리 인상으로) 아직 매출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은 유동성 위기로 쓰러지고 은행도 동반 부실화되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5조2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이날 "(중소기업, 자영업자 대상) 대출 만장 연기 여부 등 금융지원과 관련해서는 9월 중 검토 완료 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실상 올 연말까지 만기를 3~6개월 추가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오는 10월 소상공인 손실보상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도 계속된 부실 대출 증가로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자영업자들이 한계상황에 내몰리면서 대출 여력이 사라져 6%가 넘는 고위험 대출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고금리로 단기적으로 금융권에 수익이 높아질 수 있지만, 연체에 대한 디폴트 위험이 금융권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