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키옥시아-미 WDC 합병 논의
성사 땐 삼성과 양강구도 기회
TSMC는 제조 계약가 20% 인상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C)이 합병을 논의 중이다. 키옥시아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2위이고, WDC는 3위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시장 점유율로 삼성전자를 앞서며 1위가 된다.

이런 상황 속에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고 있는 TSMC는 제조 계약가를 20% 올릴 예정이다. 자금을 확보해 글로벌 1위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반도체 시장의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인텔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가 예언한 그대로 수백조 원에 이르는 생사를 건 '쩐의 전쟁'이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WDC가 키옥시아와의 합병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거래 금액은 200억 달러(약 23조3000억 원)를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키옥시아와 WDC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8.7%와 14.7%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산술적으로 34%에 이르는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33.5%)와 양강 구도를 굳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지난 2002년부터 1위를, D램 시장에서는 지난 1992년부터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는 크게 D램과 낸드플래시로 나뉜다. 매출 기준 점유율은 56%대 44% 수준이다. D램은 3강 구도로 완전히 굳어진 상황이다.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 외에 나머지 5개 업체의 점유율이 10%대 안팎이다.

반도체 판세 변화의 바람은 낸드 플래시 시장에 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는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규모가 22%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주 WSJ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산업에서 (M&A 등)통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3년 내 M&A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운드리 세계 1위인 TSMC는 올 초 최대 15% 가격 인상을 거래업체 등에 통보한 데 이어 최근 또 20%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TSMC가 이처럼 마음대로 제조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것은 55%에 이르는 시장점유율과 미세공정 등 품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TSMC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으로 생산 설비 확충 등에 투자해 글로벌 1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명명된 산업의 IT화 현상으로 반도체가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반도체 산업 육성은 이제는 기업을 넘어 국가 간 경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업체들이 경쟁력을 빠르게 키우는 방법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시장의 판세에도 본격적인 변화가 예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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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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