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 모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디젤 엔진을 장착한 일부 수입차들은 여전한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친환경 요소를 갖춘 디젤 엔진을 통해 친환경차가 대세인 형국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2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가 최근 선보인 신형 티구안은 지난달 436대가 신규 등록됐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지난달 22일 신형 티구안을 본격 출시했지만 판매 대수는 브랜드 내 1위를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모습이다.
티구안은 작년 구형 모델 재고가 소진된 이후 올해 판매가 없었던 만큼 대기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디젤 엔진임에도 유로 환경 기준을 충족하는 EA288 에보 엔진이 처음 탑재된 모델이라는 점에서 환경적 부담도 덜었다. 이 엔진은 전 세대 대비 질소산화물(NOx) 배출이 약 80% 저감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연내 같은 엔진을 탑재한 소형 SUV 티록을 선보이는 등 앞으로 출시되는 모든 디젤 라인업에 적용키로 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현재 제타를 제외한 전 모델을 디젤 라인업으로 꾸리고 있다. 수입 디젤 엔진은 올 1~7월 2만5960대가 판매돼 작년 동기보다 39.4% 줄었지만 같은 기간 폭스바겐코리아의 전체 판매량은 9693대로 13.7% 증가하며 디젤 시장을 이끌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달 디젤 엔진을 얹은 세단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주력 모델인 E 클래스의 경우 디젤 모델인 E220d 4매틱이 5개월 만에 판매 재개되며 지난달에만 880대 팔렸다. 이는 E클래스 디젤 모델 입항이 하반기 풀리면서 대기수요가 해소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벤츠는 또 해치백 모델인 A220d가 지난달 131대 팔리며 마찬가지로 5개월 만에 판매 재개됐고, C220d 4매틱은 236대로 전월보다 615.2% 증가해 수요가 확연히 늘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이 적용된 디젤 모델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MHEV 시스템은 제동 과정에서 엔진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출발과 정차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여준다. 이는 별도의 구동모터를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활용하는 데 수월해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앞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 3월 한국 시장 재도약을 위한 4P 전략을 소개했으며, 이 중 '친환경 시대를 위한 새로운 파워트레인'이 한 축을 맡고 있다. 이는 탈 디젤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랜드로버의 경우 첫 순수 전기차 출시 시점을 2024년으로 제시한 만큼 가솔린 및 MHEV 적용 디젤 엔진으로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반도체 부족으로 판매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실적으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영국 본사는 올 회계연도 1분기(4~6월) 실적발표에서 다음달 반도체 부족량이 전분기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며, 오는 10월 이후에야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로 온전히 전환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내연기관차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라며 "전동화 전략과 함께 가솔린 및 친환경 요소를 갖춘 디젤 엔진 모델을 통해 소비자 수요를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