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해원연합노조(해상노조)가 파업과 단체 이직에 돌입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호소하고 나섰다.
25일 해원 노조는 성명을 통해 "선원들이 이를 갈며 파업 불사를 내세우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그간 저희는 사측이 강요하던 애국심과 애사심의 프레임에 갇혀 원치 않던 계약연장을 통해 땅 한 번 밟지 못하고 바다 위에서 10개월 이상, 1년가까이 지내왔다"며 "부모님의 임종도 못 지켰고 배우자의 출산 등 어떠한 경조사에도 함께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런 와중 스위스 MSC가 속 사정이라도 안 듯 최장 4개월 계약조건, 그리고 약 2배가량 높은 임금으로 저희에게 입사를 권유한 것"이라며 "임금 문제 뿐만 아니더라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선 저희는 HMM을 뒤로 남기고 MSC로 떠나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조합원들은 단체 사직서 및 교대신청서, MSC 지원서 등을 작성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일부 조합원의 경우 개별적으로 MSC 선사에 지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저희 해상직원은 40년간 법적으로 인정되던 노예취급을 탈피하고 국민으로서 대우를 받기 위해, 그간 함께하지 못했던 부모님의 임종과 배우자의 출산 순간에 함께하는 등 각자의 가정을 지키기 위하여 대한민국 건국 이례 최초로 해운업계 파업이라는 카드를 꺼내게 됐다"며 "억울하고 화가 나지만, 감정을 억누르고 대한민국 수출입 99.7%를 담당하는 선원이 인간적으로 대우를 받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관치금융에 맞서 투쟁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선원들이 계속해서 노예취급을 받는다면, 현재 남아있는 HMM 해상직원 약 440명은 더이상 남아있는 인력이 아닌, 곧 가정을 지키기 위해 나갈 인력임을 명심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지난 24일 배재훈 사장과 전정근 HMM 해상노조 위원장, 김진만 육상노조 위원장은 서울 HMM 사옥에서 임금 및 처우에 관한 교섭을 진행했으나 협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내달 1일 재교섭을 하기로 했다. 육상 노조와 해상 노조는 이날 육해상 공동투쟁위원회를 출범하고 향후 육상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따라 공동대응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HMM 해원노조원들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는 모습. <HMM 해원연합노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