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의원 12명 중 6명에게 '면죄부'를 줬다. 민주당이 투기의혹 12명 전원에 탈당 조치를 한 데 비해 징계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보다 더 고강도 조치를 하겠다"고 공언했던 이준석 대표가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리더십이 다시 도마에 오를 수 있고, 대선을 앞두고 제1야당 신뢰도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국민의힘은 24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투기의심 사례로 지목된 의원 12명에 대한 후속조치를 결정했다.

지역구 의원인 이철규·정찬민·이주환·최춘식·강기윤 의원 등 5명에게는 탈당을 권고하고, 비례대표인 한무경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명하기로 했다. 나머지 윤희숙·안병길·송석준·김승수·박대수·배준영 의원 등 6명에 대해서는 소명이 충분히 된 것으로 보고 별도의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권익위 전수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민주당보다 더 강하게 엄중 조치하겠다고 했던 이 대표의 '호언장담'에는 미치지 못하는 가벼운 징계 조치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당시 투기의혹이 제기된 12명의 의원에 대해 소명 절차 없이 전원 탈당을 권고했던 것과 견주면 절반 수준에 그치고 만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도 최소한 민주당과 같은 전원 탈당 권고 이상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국민의힘은 막상 권익위 전수조사 뚜껑을 열어보니, 비율 상으로 민주당보다 투기의혹이 많을 뿐 아니라 당내 대선주자인 윤희숙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에서 활동 중인 의원들이 다수 연루돼 있다는 점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송석준·안병길·이철규·정찬민·한무경 의원은 모두 윤석열 캠프에서 본부장 등 직책을 맡고 있다. 의혹이 불거진 뒤 안병길·한무경·정찬민 의원 등은 사임했다. 자칫 탈당을 권고할 경우 윤 의원은 대선 경선에 참여할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윤석열 캠프도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대표가 총대를 메고 '소명이 됐다'는 면죄부를 발급해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선국면에서도 국민의힘에 부정적 여파가 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비율상으로) 투기 의심사례가 많은 상황이라 더 가혹하게 처리했다면 그나마 소나기를 피할 수 있는 해법이 됐을 텐데, 당 대표가 좌고우면 해버리면 당과 대선주자들의 동반 지지율 하락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억울한 사람이 있다면 나중에 밝히면 된다"고 말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 대표는 약속한 대로 처리를 해야했다"면서 "머뭇거리면 국민이 국민의힘에 대한 신뢰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표가 내부기강을 잡지 못하고 너무 후퇴했다"며 "국민의힘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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