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환 원스토어 대표 간담회 "글로벌 멀티 OS 콘텐츠 플랫폼 구글 갑질 방지법 개정안 통과 앱·게임 생태계 세계로 확장" 구글·애플 등 글로벌 앱 마켓 사업자를 겨냥한 규제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토종 사업자인 원스토어가 대반격에 나선다. 경쟁사 대비 저렴한 수수료와 결제 수단의 다양성을 앞세워 '글로벌 멀티 OS(운영체제) 콘텐츠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2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비전 선포 간담회에서 "국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명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하면 원스토어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며 "지난 6년 동안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과 사업 역량, 앱·게임 생태계를 세계 무대로 확장해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원스토어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앱 마켓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20%로 낮추고 자체 결제 시스템 사용 시에는 수수료를 5%까지 인하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콘텐츠 제공 사업자와 상생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행보다. 그 결과 원스토어는 올 상반기 거래액 5500억원, 매출 100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정책 시행 전인 2018년 상반기 대비 각각 2.4배, 1.9배 증가한 수치다. 상위 30개 모바일 게임의 원스토어 입점률도 13%(4개)에서 40%(12개)로 늘어났다.
원스토어의 수수료 정책은 일방적인 수수료 정책으로 세계 IT(정보기술) 기업의 반발을 사고 있는 구글·애플의 정책과 대비된다.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그간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인앱 결제·30% 수수료' 부과 방침을 모든 콘텐츠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이미 2011년부터 모든 콘텐츠에 인앱 결제를 강제해 30%의 수수료를 거둬들이고 있다.
원스토어는 세계 각국에서 거대 IT 기업의 반독점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현 상황을 사업 확대의 기회로 삼을 방침이다. 오는 2025년까지 매출을 올해 대비 3배 성장한 7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구글 갑질 방지법과 같은 장치들이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거대 IT 기업의 반독점 논란으로 이른바 서드파티 앱 마켓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며 "유력 결제 사업자들과 긴밀히 협의해 현지 고객들이 선호하는 결제 수단을 최대한 수용함으로써 차별화를 모색하고 해외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주 정부나 상원에서 애플 iOS 플랫폼 위에 제3자 앱 마켓이 허용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는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준비하겠다는 설명이다.
수수료 정책 이외에 개발사와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혜택과 사업 모델도 마련 중이다. 원스토어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개발사들이 국내에서 출시한 게임을 별도의 빌드 수정 없이 다른 나라에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또 텐센트 클라우드와 협력해 모바일과 PC를 넘나들며 콘텐츠를 즐기는 크로스 플랫폼 '원게임루프'를 공개한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와는 광고 사업도 추진한다. 광고를 시청한 고객들에 인앱 결제 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해 개발사들이 광고 수익은 물론 추가적인 인앱 결제 수익까지 얻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환불 등의 고객 문의 대응·처리도 강화한다.
이미 성과는 가시화하고 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최근 무료 디지털 카드 게임인 '하스스톤'을 출시했으며 개발 중인 '디아블로 이모탈' 역시 원스토어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넥슨도 하반기 기대작을 4분기 원스토어에 내놓는다.
게임 외에는 스토리 콘텐츠 밸류체인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원스토어가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스토리 콘텐츠 플랫폼 '원스토어 북스'를 '원스토리'로 변경하고 슈퍼 IP(지식재산권) 발굴과 영화, 드라마, 게임 제작에 나선다. 중국 1위 웹툰 플랫폼인 콰이칸에 투자를 단행해 국내 우선 유통권도 확보했다.
이 대표는 "2025년에는 상위 30개 모바일 게임의 70% 이상이 원스토어에서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한국 시장에서의 앱 마켓 성장과 세계 시장 진출, 멀티 OS, 신사업의 선순환 시너지와 지금까지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7000억원은 오히려 보수적으로 책정한 목표"라고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원스토어가 올 상반기 거래액 5500억원, 매출 100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정책 시행 전인 2018년 상반기 대비 각각 2.4배, 1.9배 증가한 수치다. 온라인 기자간담회 캡처
원스토어가 지난 2018년부터 앱 마켓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20%로 낮추고 자체 결제 시스템 사용 시에는 5%까지 인하하는 정책 시행했다. 온라인 기자간담회 캡처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23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비전 선포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원스토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