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정책 시행까지 D-43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앱 마켓 사업자의 인앱 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내용의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발이 묶여 있다. 법안 통과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2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살펴보면 구글 갑질 방지법은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지난달 20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한 달째다.

구글 갑질 방지법은 지난해 7월 관련 법안이 처음 발의됐으나 야당에서 한미 간 통상 마찰 등을 우려하며 신중론을 펼친 탓에 1년 동안 논의가 지지부진했다. 이에 과방위 통과까지도 꼬박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마저도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정책 시행일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처리를 강행한 결과였다.

다행히 최근 국내에 이어 미국에서도 앱 마켓 사업자의 인앱 결제 강제를 막는 반독점 법안이 제출됐다. 이로 인해 한미 간 통상 마찰 우려를 덜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데이비드 시실리니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과방위 여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과의 화상회의에서 "막강한 거대 플랫폼 기업의 압력과 로비에 맞서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국회와 국회의원들에게 지지를 보낸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24일 법사위, 25일 본회의에서 구글 갑질 방지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ICT(정보통신기술)·창작자 등 관련 업계는 여전히 속을 태우며 연일 국회에 법안 통과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 업계는 구글 갑질 방지법을 둘러싼 여야 이슈는 사라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웹툰산업협회와 웹툰협회·한국만화가협회·한국만화웹툰학회·한국웹소설산업협회·한국웹툰작가협회·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등 총 7개 창작자 단체는 지난 18일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잇따라 만나 구글 갑질 방지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했다. 당시 손병태 한국웹소설산업협회 회장은 김 원내대표와의 만남 이후 "김 원내대표도 법안 통과에 동의했다"며 "여야의 합의를 도출했다고 느껴지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제기하는 중복 규제 우려다. 구글 갑질 방지법은 조사·시정 권한을 방송통신위원회에 부여하고 있다. 이를 두고 공정위는 중복 규제라며 반대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과방위 여당 의원들은 공정위가 제기하는 중복 규제 우려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불안한 심정으로 국회를 바라보고 있다.

업계는 오는 10월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시행을 막으려면 8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벤처기업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한국여성벤처협회 등 ICT 단체는 전날 국회 법사위 위원들에 게 서한을 보내 "만일 이번에 인앱 결제 강제를 막지 못한다면 젊은 창작자들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펼칠 새로운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고 소비자는 다양한 콘텐츠를 향유할 기회를 빼앗기게 될 것"이라며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은 지난 18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9월까지 개정안 통과 논란이 이어진다면 많은 콘텐츠 종사자와 창작자들은 긴박한 상황을 불안하게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구글은 지난달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앱 개발사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정책 적용 시점을 내년 3월로 연기한다고 돌연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신청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다. 개발사가 신청하지 않으면 예정대로 10월 1일부터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이 시행된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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