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예비후보들 간 갈등과 말싸움을 보면 과연 7개월도 안 남은 20대 대선에서 정권을 찾아오려는 마음이 있는 정당인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민과 야권 지지층 입장에서는 대범하게 넘길 수도 있는 문제들이 말꼬리 잡기와 진실 공방으로 동네 골목싸움처럼 되어가고 있다. 대선 후보가 선출될 때까지 엄정하게 경선 관리를 하고 당 단합을 이끌어내야 할 당대표가 논쟁과 다툼의 중심에 있어 더 걱정이다. 18일에도 '윤석열 정리' 발언 논란으로 이 대표와 원희룡 후보간 공방이 계속됐고 각 후보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편이 갈렸다.

전날 이준석 대표는 원 후보와 통화한 녹취록을 공개하며 "저거 곧 정리됩니다"라고 한 발언에서 '저거'는 윤석열 후보가 아니라 당내 갈등상황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그것은 윤 후보를 가리키는 것"이라며 전체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다시 "딱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윤석열 정리'는 그동안 이 대표가 윤 후보를 두고 "정치를 모르는 아마추어"라느니,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뜨겠다"느니 하는 발언이 알려지면서 개연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윤 후보와 이 대표간에는 깊은 간극이 생겼다. 특히 윤 후보와 이 대표간 통화내용이 녹취돼 나돌면서 당대표의 권위와 신의가 떨어졌다. 이런 와중에 하태경 의원은 원 후보의 행위가 해당행위라며 이 대표를 두둔하고 나섰다. 컷오프 통과를 위해서는 경쟁자를 깎아내리고 경선 관리를 하는 당대표를 두둔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란 계산이 개입됐다고 볼 수 있다.

경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와 대표간 갈등, 후보들간 이해에 따른 불협화음, 후보토론회 연기, 선관위원장 인선 잡음 등 지금 국민의힘은 혼란 속에 빠져 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당대표가 갈등의 중심에 있으니 그야말로 참 딱하다. 이제부터라도 이 대표는 말을 삼가고 특정 후보를 배척하는 듯한 언사를 일체 하지 말아야 한다. 오직 내년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목표 아래 경선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한정해야 한다. 후보를 돋보이게 하려면 당 대표는 수그려야 한다. '아수라장' 내홍 속에서 어떻게 대선후보를 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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