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美테이퍼링.델타변이
올 들어 외국인 순매도 28조
어제까지 7영업일째 매도행진
'퍼팩트 스톰' 전조 위기감도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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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주 5 영업일(9~13일)간 7조1145억 원어치 주식을 팔아 주간 단위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외국인 투자자들의 올 들어 18일까지 순 매도액은 28조929억 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금융위기가 불거진 지난 2008년(33조6421억원)이래 13년만의 최대치다.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하루만 2266억 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전날 매도액은 4209억 원 어치에 달한다. 이달 들어 벌써 7 영업일째다. 그동안 코스피는 지난 5일부터 17일까지 8 영업일 연속 하락했다. 8 영업일 하락은 2018년 9월 28일∼10월 11일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3200대에서 안착하는듯했던 지수는 3100대로 밀려났다. 그나마 18일 기관의 매수에 힘입어 15.84포인트(0.50%) 오른 3158.93에 장을 마쳤다.

같은 기간 환율은 더 요동을 쳤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6 영업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상승 폭이 34.2원에 달했다. 환율도 18일 조금 안정을 찾으며 전날보다 8.3원 내린 달러당 11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패닉 셀링'은 반도체 불안과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임박 소식에 따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6조360억원, 1조9553억 원씩 팔아치웠다.

외국인 패닉 셀링의 규모는 줄었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 확대로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도체 불안과 미국의 테이퍼링이 현재 진행 중인 데다 델타변이 확산, 중국 경기 불안, 탈레반 변수 등 국내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산적한 때문이다.

이날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 수도 다시 치솟아 0시 기준 1805명을 기록했다. 누적 22만8657명에 달한다. 전 방위로 확산중인 미중 갈등으로 중국의 7월 소매매출의 전년 동기 증가폭이 8.5%로 하락했다.

여기에 최근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은 국제 정치는 물론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 같이 다양한 불확실성들이 동시에 글로벌 무역을 위축시킬 경우,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수출에 직격탄이 된다는 점이다.

최근 커진 원화 환율 변동폭은 이 같은 우려를 잘 대변한다. 달러 대비 아시아 통화 환율의 주간 상승률을 보면 원화 환율은 전날까지 한 주간 2.30% 상승했다. 이 사이 중국 위안화 환율은 0.07%, 싱가포르 달러 환율은 0.22%, 인도네시아 루피아 환율은 0.03%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 경제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외국 증권사들은 줄줄이 국내 반도체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9일 홍콩계 증권사인 CLSA는 삼성전자를 기존 12만2000원에서 8만6000원으로 낮췄다. 12일에는 모건스탠리가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는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SK하이닉스는 15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최근 현상이 다양한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퍼펙트스톰'의 전조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 유지를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외국인 투자가 지속적으로 빠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도가 높은 편이긴 하지만 금융리스크라고 볼수 있는 몇가지 요소가 있는만큼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부채 관리에 더해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로 발생할 취약계층 위기도 대비해야 한다"며 "자산 거품 우려 등으로 발생할 퍼펙트스톰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황두현·강민성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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