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수거봇 개발 수퍼빈에 55억 투자, 지분 5% 확보 주목 ESG 대세 속 사업 전환 가속화 화학사 유망스타트업 잇단 지원 SK종합화학이 친환경 스타트업 수퍼빈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유망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재활용 생태계를 조성하고, 친환경 사업과 관련된 시너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내 화학사들이 친환경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기 위해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적극적인 협력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SK종합화학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6월 수퍼빈에 55억원을 투자했다. 수퍼빈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재활용 폐기물을 회수하는 로봇 '네프론'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투자를 통해 SK종합화학이 확보한 수퍼빈의 지분은 5%다.
SK종합화학 측은 "인공지능 및 디지털 기반 쓰레기 수거·선별 관련 혁신모델 도입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며 "투자를 통해 재활용 생태계 시장 확대 및 협력을 통한 사업 시너지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버려진 자원, 다시 제품으로…순환 생태계 키운다=수퍼빈은 AI 로봇 네프론과 같은 기술을 활용해 재활용 폐기물을 수거하고, 이를 고부가가치 재생소재로 가공해 제품 생산업체에 판매하는 '순환 경제 사이클'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수퍼빈이 창출하는 친환경 가치에 주목, 순환 경제 확산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에서 투자를 실시했다. 수퍼빈이 진행 중인 사업이 SK종합화학의 친환경 사업과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
SK종합화학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사업의 중심 축을 친환경으로 옮기겠다고 대대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전환을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제품으로 생산하는 순환 경제에 주목했다. 당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SK종합화학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에 해당하는 물량을 재활용하는 순환 경제 모델을 완성해 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수퍼빈에 주목하는 것은 SK종합화학뿐만이 아니다. 수퍼빈은 지난 3월 롯데케미칼 주도로 결성한 '프로젝트 루프'에도 참여해 폐페트병을 수거하는 역할을 맡았다. 프로젝트 루프는 폐페트병으로 가방·운동화와 같은 제품을 만드는 협업 캠페인이다. 여기에 기업 및 사모펀드(PEF)의 투자도 이어지며 수퍼빈의 기업가치는 1100억원으로 올랐다.
수퍼빈의 재활용 폐기물 회수 로봇 '네프론'. <수퍼빈 홈페이지>
◇화학업계, 스타트업 손잡고 '친환경 전환'=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경영의 필수 키워드로 떠오르며 각 기업들은 탄소 다배출 사업인 화학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과 관련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도 사업 전환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들고 있다.
화학사들은 친환경 사업 확대를 위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친환경 사업 전환을 위한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친환경 화장품 용기 생산업체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함께 플라스틱 선순환을 위한 '에코 플랫폼'을 구축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너보틀에 약 20억원을 투자하며 협력 관계를 공고히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롯데액셀러레이터와 함께 130억원 규모의 '롯데케미칼이노베이션펀드 2호'를 조성하고 친환경 관련 사업을 펼치는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이노베이션펀드를 10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것이 롯데케미칼의 목표다.
효성티앤씨도 친환경 패션 스타트업 플리츠마마에 지분 투자를 실시했다. 인수 지분 규모와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플리츠마마는 창업 초기부터 효성티앤씨가 폐페트병에서 뽑아낸 섬유 '리젠'을 활용한 의류를 만들어 판매해왔다.김위수기자 withsu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