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사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국익 우선과 국민 중심의 나라 경영으로 국민통합을 이뤄 선진국 시대를 열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홍 의원은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유튜브·페이스북 등을 통한 비대면 대선 출마선언식에서 "과거 해방 직후 공산주의가 우리 사회를 뒤덮었듯이, 지금은 포퓰리즘 망령이 코로나 상황을 파고들며 온 나라를 휘감고 있다"며 "우리도 석유 부국이었다가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한 베네수엘라를 따라가는 무상 포퓰리즘이 판 치는 나라가 돼 간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만 살 것처럼 거위의 배를 가르고 청년과 미래 세대에게 빚더미를 물려주는 퍼주기 대한민국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현 집권 세력은 획일적 평등과 현금 퍼주기를 앞세운 무상 포퓰리즘으로 국민을 편가르고 분열시켜 장기집권을 이루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여기서 막아야한다"며 "이번 대선은 단순히 여야의 정권교체를 넘어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대선이고 선진국 시대를 이끌어 갈 이 나라 주류 세력을 선택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국정철학과 국가운영의 기본이념은 좌우 이념을 넘어선 국익우선주의"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열린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의 대선후보로 대선에 출마, 초반 약세를 극복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강성한 이미지가 굳어져, 이번 대선에서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실제 이날 홍 의원은 자유한국당 때의 당색인 빨간색이 아닌 파란색 계열 넥타이를 맸다.
이와 관련해 홍 의원은 "붉은색 넥타이를 자꾸 매니까 고집스럽게 보인다는 지적이 하도 많았다"며 "어차피 저희당 세가지 색이 빨강파랑흰색인데 그중에 하나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무결점' 후보만이 상대의 부당한 술수와 공작의 빌미를 주지 않고 야권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며 "지난 시절처럼 후보의 능력 부족과 가족 검증 문제로 대선을 두 번이나 망쳤던 일이 되풀이돼선 안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24년 총선에서 개헌을 공약하겠다"며 "대통령 중임제를 추진하고 행정구조를 2단계로 개편해 국민기본권을 신장하겠다"고 말했다. 또 "공무원·공공기관 구조조정과 국가 재정 정상화"도 공약했다.
부동산 대책으로 공공부문 '쿼터아파트(4분의1값)' 아파트를 내놨다. 그는 "무너진 공정을 바로 세우겠다. 평등을 강조하면서 공정이 무너졌다"면서 "로스쿨·의전원·국립외교원을 폐지하고, 사법·행정·외무고시와 의과대학을 부활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를 폐지하고, 경찰 국가수사국을 독립시켜 '한국형 FBI(연방수사국)'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정책의 기조는 상호불간섭주의·체제경쟁주의를 원칙으로 '독일식 통일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군은 해병대를 해군에서 다시 독립시켜 4군체제로 개편하고, 모병제와 지원병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야권의 가장 유력한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윤석열 후보를 폄훼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26년간 검찰 사무만 한 분이 날치기 공부해서 대통령 업무를 맡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권 유력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선 "경선 과정에서 뒤집어질 수 있다고 본다"며 "이 지사는 대통령이 될 인성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아울러 홍 의원은 "국회의원 5번, 경남지사 2번, 원내대표, 당대표 2번을 거쳐 다시 대통령 후보로 나섰다"며 " 진충보국(盡忠報國)의 각오로 혼신을 다해 빼앗긴 정권을 되찾아 오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 의원은 대선 출마 선언 직후부터 대선 후보로 광폭행보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날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동대문구 청량리의 한 재개발 현장을 방문하는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임재섭기자 y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