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아프간 대사 등 현지 떠나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으로 한국의 20년간의 파병 인연도 끝을 맺게 됐다.

한국은 미국의 요청으로 지난 2001년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파견했다. 이번 탈레반의 승리로 한국의 '아프간 민주화 재건 지원'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지원사업을 함께 한 아프간 현지인을 우리가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가 아프간에 발을 담그게 된 것은 2001년이다. 당시 9·11 테러를 당한 조지 W. 부시 정부는 탈레반 정부가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해 10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동맹국과 아프간을 침공했다. 또 한국에도 파병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호응 2001년 12월 수송 임무를 담당할 해성부대와 청마부대를 파견했다. 이어 2002년 2월에는 의료지원단인 동의부대를 보냈다.

지난 2002년 7월 8일 미국의 군사작전 종료 선언 이후에는 건설공병지원단 다산부대를 파병, 현지 안정화에 기여했다.

한국의 희생도 적지 않았다. 다산부대 소속 윤장호 하사가 2007년 2월 바그람 기지에서 탈레반 폭탄테러로 전사했다. 또 2007년 7월 한국인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돼 2명이 살해당했다.

우리 정부는 결국 2007년 12월 군부대를 철수했다. 정부는 아프간을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해 우리 국민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다른 서방 국가들과 협력해 주로 아프간 주민의 민생 안정을 위해 노력했다.지난 2010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바그람 기지 내 한국 병원에서 연인원 총 15만 명을 진료했으며, 직업훈련원 졸업생 439명을 배출했다.

아프간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도 진행했다. 우리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의 각종 아프간 지원액은 1991년부터 2020년까지 총 10억400만달러(17일 환율로 약 1조1790억원)다. 파병 비용은 제외한 금액이다.

1991년부터 2019년까지 양자 무상원조 금액이 2억7600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베트남, 이라크 다음으로 많은 3위 수원국이다.

하지만 이번 탈레반의 정권 장악으로 이 같은 노력은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

최태호 주아프간대사 등 끝까지 남은 대사관 직원 3명과 교민 1명이 17일 아프간을 떠나면서 현지에 남아있는 우리 국민은 단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정부는 아프간의 정권 안정 상황을 지켜보며 글로벌 사회의 아프간 지원에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관련기사 18면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권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