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 앞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 앞 (연합뉴스)
3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지난해말 서울 동대문구의 아파트 매수를 위해 2억원대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8000만원의 마이너스통장(이하 마통) 대출을 받았다. 고정금리 주담대로 추가 이자부담은 없을 줄 알았지만, 최근 은행으로부터 마통금리가 2%대에서 3% 수준으로 올랐다는 연락을 받았다.

금융권 가계대출이 연일 치솟는 가운데 대출금리마저도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기준으로 삼는 채권금리도 오름세지만, 그 못지않게 은행들 스스로가 가산 금리를 더해 인상폭을 키우고 있어 주목된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과 카카오·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지난 6월 취급한 신용대출 금리는 3.05~3.95%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53~3.72%에서 6개월 만에 0.14~0.87%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최대 인상폭 0.7%포인트를 고려하면 인상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지난해 말과 올 6월말 마통 금리를 비교하면, 0.05~0.32% 인상됐다.

대출금리 인상의 주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은행 금리 산정의 기반이 되는 채권 금리가 올라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작년 8월말 0.881%에서 이달 13일 1.212%로 올랐다. 아울러 최근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은행권이 한도 축소와 금리 인상으로 정책에 부응하는 양상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규모 조절을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가장 명확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은행들이 대출금리 산정의 근거가 되는 기준금리가 아닌, 자체적으로 금리를 산정할 수 있는 가산 금리를 더 높은 폭으로 인상한다는 데 있다. 가산 금리는 금융사가 리스크와 유동성, 고객신용도에 더해 원가와 목표이익률 등을 모두 고려해 책정한다.

금리를 책정하는 건 금융사 고유의 권한이지만 최근 가계부채 관리 분위기를 틈타 금리를 지나치게 인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1월과 6월 금리 조정 내역을 보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기준금리는 -0.11~0.0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가산 금리는 -0.24~0.75%로 인상폭이 더 높았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9조7000억 원 늘어난 1030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매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중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쓰는 가계에 직접적인 부담이 는다.

한은이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대출이자 부담은 총 11조8000억 원이 는다. 특히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5조2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있고 기준금리마저 오를 수 있어 상시감시 차원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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