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정책 시행을 앞두고 8월 임시국회에서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 갑질 방지법은 지난달 20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달 22일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렸지만 상정에 필요한 5일의 숙려 기간을 채우지 못해 7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된 바 있다.
구글 갑질 방지법은 구글·애플과 같은 특정 앱 마켓 사업자가 앱 개발사에 특정한 결제 시스템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구글이 그동안 게임 앱에만 적용했던 인앱 결제 강제·30% 수수료 부과 방침을 전체 콘텐츠로 확대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법제화 작업이 본격화했다.
인터넷·모바일 업계에서는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가 플랫폼 시장의 지배력을 앞세운 '갑의 횡포'라는 평가다. 구글은 국내 모바일 앱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구글의 일방적이고 과도한 수수료 정책에 앱 개발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이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인앱 결제로 비용 부담이 늘어난 앱 개발사들이 서비스 이용료를 인상할 경우 소비자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이유로 법안 처리를 주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구글 갑질 방지법을 민생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구글 갑질 방지법은 지난해 7월 관련 법안이 처음 발의됐지만 1년 동안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그동안 구글은 상생기금 마련, 수수료 15% 인하, 정책 적용 시점 연기 등의 회유책을 펴면서 시간벌기에 나서왔다. 지난달에도 구글은 법안 처리가 유력시되자 앱 개발사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정책 적용 시점을 내년 3월로 연기한다고 돌연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구글 갑질 방지법의 과방위 통과를 불과 며칠 앞두고 이뤄진 조치로 국회와 관련 기업을 회유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개발사가 신청하지 않으면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은 예정대로 10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민주당은 17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8월 임시국회에서 구글 갑질 방지법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당 정책위원회의 법안 보류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며 "17일부터 소집되는 결산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방위 소속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지난 10일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주요 법안 중 하나로 구글 갑질 방지법을 꼽았다. 오는 10월 인앱 결제 강제 정책 시행이 예고된 상황에서 사안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1일 "구글이 인앱 결제 강제 정책 도입 시점을 내년 3월로 연기했다고 하는데 대선 시점과 묘하게 맞물린다"며 "대선 결과를 보고 시행하겠다는 오만함마저 느껴진다"고 분개하기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수수료 30% 부과는 콘텐츠 가격 상승과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불공정 횡포"라며 "민주당은 구글 갑질 방지법 제정을 통해 공정한 모바일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국회 본회의는 오는 25일 열릴 전망이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그동안 강한 처리 의지를 보여온 만큼 구글 갑질 방지법을 8월 임시국회에서 매듭지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 단독 처리도 가능하다.
국회는 구글 갑질 방지법이 인앱 결제 강제를 법으로 규제한 세계 최초 사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구글 갑질 방지법이 세계 최초로 법제화할 경우 현재 관련법 처리를 진행 중인 미국, 유럽 등 여타 국가의 법안 처리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