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내일 전원 회의서 확정 합병시 시장 점유율 압도적 1위 결합 판매 금지 등 조건 생길듯 KT "지배력 전이 가능성 희박"
KT스카이라이프 상암 사옥. 스카이라이프 제공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합병 인수 여부가 이르면 이번 주 판가름날 전망이다. 정부 심사를 통과하면, KT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한 KT계열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35.47%로, 당초 정부가 유료방송 합산규제 기준점으로 삼았던 3분의 1을 넘게 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18일 전원회의를 열고 KT스카이라이프의 HCN 인수합병 관련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심사 결과는 조건부 승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과거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 인수나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인수 등의 사례 등을 따져 형평성 차원에서 승인을 인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대HCN 인수가 확정되면, KT그룹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압도적 1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정 사업자의 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게 한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 후 처음으로 33.3%를 초과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2위 LG유플러스 계열(25.16%)과 3위 SK브로드밴드(24.65%)와의 격차도 10%포인트 벌어진다.
이때문에, 경쟁사들은 공정위가 인수합병을 승인할 경우, KT그룹이 유료방송 시장지배력이 '결합상품'을 통해 초고속인터넷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현대HCN 방송권역에서 현대HCN이나 KT의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는 케이블방송 이용자는 약 60만명으로 추산된다. KT그룹이 이들을 대상으로, 유료방송, 초고속인터넷, 이동통신 등의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결합상품 마케팅에 나설 경우, 경쟁사들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올 2분기 기준 KT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935만9000명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KT가 보유한 유선설비를 현대HCN에게만 독점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KT는 2003년부터 구축 3년 이상의 설비를 경쟁사에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HCN 인수 이후, KT가 서초·동작·관악·충북·대구·구미·경북·부산 등의 설비 중 3년이 지나지 않은 인프라를 현대HCN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가 보유한 유선설비를 현대HCN에게 독점 제공하게 되면 후발 사업자의 경쟁 참여와 소비자 편익 저하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로 인해, 공정위는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를 승인할 경우, 현대HCN의 사업 권역에서 KT 그룹의 유료방송 및 초고속인터넷 사업의 지배력 전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건을 함께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으로 지배력이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대HCN의 KT그룹 상품 결합판매, 위탁판매, 전환영업 등을 금지하는 방안과 시내전화 인력을 활용한 상품 영업을 금지하는 조건을 부과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HCN의 사업 권역 내에 신규 구축된 유선설비를 타 사업자에게도 동일하게 제공하는 방안도 조건으로 부과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위성방송의 MVNO(알뜰폰)·인터넷 재판매·렌털 등 신규영업을 제한해 공적 책무를 강화하는 등 추가적 조건 부과의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경쟁사들은 유료방송 플랫폼을 합쳐 합산규제 기준인 33.3%를 넘는 첫 사업자가 나타난 만큼, 최소한의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경쟁업체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무선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됐던 것처럼, 현대HCN 인수 이후 KT 그룹을 '시장집중 사업자'로 지정해 적절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KT는 경쟁사들의 지배력 전이나 결합상품 확대를 통한 경쟁제한성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KT스카이라이프측은 "KT 초고속인터넷은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지배력 전이 가능성이 희박하다"면서 "결합상품의 경우도 본질적으로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키고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