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이하 연체자 신용사면 230만명 신용점수 상승 등 혜택 대출·신용카드 발급 등 유리해져 "대선 前 전형적 포퓰리즘 정책"
규제에도 불어나는 가계대출…커지는 빚투 위기론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 광풍 속에서 가계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11일 내놓은 '가계대출 동향' 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7개월간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78조8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5조9천억원)보다 32조9천억원(71.6%) 늘었다. 12일 오후 서울 시내에 대출 광고 전단지가 붙어있다. 2021.8.12 saba@yna.co.kr (끝)
작년 1월부터 이달 말까지 2000만원 이하 채무를 연체한 개인과 개인사업자가 올 연말까지 채무를 전액 상환하면 신용이 회복된다.
연체 이력 공유가 제한되고, 대출 접근성이 개선돼 사실상 연체이력 삭제라고 할 수 있다. 성실 상환에 따른 지원이 아닌 일회성 신용사면이라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불가피하다. 대선을 앞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 금융업권 협회와 중앙회, 한국신용정보원, 6개 신용정보회사는 1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코로나19 관련 개인 신용회복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지난 11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은행, 보험, 여신, 저축은행 등 주요 금융협회장과 '코로나19 신용회복 지원 방안'을 논의한 직후에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과 개인사업자가 대출을 연체했더라도 연내 전액 상환할 경우 신용회복 지원에 나서겠다는 내용이다. 작년 1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2000만원 이하 채무를 연체한 개인 대출자가 올 연말까지 전액 상환하면, 연체 이력 공유가 제한된다. 연체이력이 없어지면 대출심사 시 신용카드 발급, 대출 등에서 접근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뜻이다.
이번 협약 체결로 개인 대출자 약 230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약 200만명은 신용점수(NICE 기준)가 평균 670점에서 704점으로 34점 상승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환대출(갈아타기) 등을 통해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12만명은 신용회복 지원 이후에 신용카드 발급 기준 최저 신용점수(NICE 680점)를 충족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추가로 13만명은 은행업권 신규 대출자 평균 신용점수(NICE 866점)를 넘게 돼 대출 한도가 늘어나거나 대출금리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은 전산 인프라 변경 등을 거쳐 10월 초부터 연체이력 정보의 공유, 활용을 제한할 계획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국가가 나서서 개인 신용기록에 손을 대는 건 전과를 지워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고 도덕적 해이를 양산할 수 있다"면서 "시기적으로도 정책 의도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 환경을 생각하면 향후 연체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금융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할 때 모럴 해저드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