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셋값 오르자 눈 돌려 4.3만가구 중 1만678가구 매수 도심 업무지역 인근 집중 구매 "환금성 떨어져 신중해야" 지적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부동산 모습.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2030세대의 '패닉바잉'이 서울 아파트를 넘어 빌라 시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서울에서 올들어 6월까지 매매된 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 100가구 중 25가구는 2030세대가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서울 마포와 용산, 양천구 등 도심 업무지역과 가까운 곳의 비아파트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는데, 아파트보다 가격 상승 폭이 크진 않아도 주거 수요가 많아 시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매매된 4만3444가구의 비아파트 중 2030세대의 거래 비중은 약 25%(1만678가구)를 차지했다. 작년 상반기 2030세대가 구매한 서울 비아파트 비율 약 20%와 비교하면 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작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자 비아파트 매매로 2030세대들이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하반기 2030세대의 비아파트 매수 비중은 23%였다.
2030세대의 매수 비중이 큰 지역은 도심 업무지역과 가까운 마포구(35%)와 용산구(34%), 양천구(약 32%) 등 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서울 시청과 종각, 을지로 등 도심 업무지를 오가기 쉽고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과 광역급행철도(GTX) 등의 대형 인프라 호재도 있어 향후 주거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이다. 강남권 출퇴근이 수월한 성동구(약 30%)와 강서구(29%), 서초구(약 29%) 등도 2030세대의 비 아파트 매수 비중이 서울 평균치보다 컸다.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은 여전히 활발하다. 올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4240건 중 2030세대의 거래 비중은 약 41%에 달했다. 30대 거래 비중은 올해 1월 39.6%로 한국부동산원이 연령별 통계를 발표한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후 2월부터 6월까지 34∼37% 선을 유지하고 있다.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거래 비중은 올해 1월 44.7%로 최고점을 찍은 뒤 2월부터 6월까지 39∼40%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의 빌라 매수가 패닉바잉의 또 다른 형태라고 분석하면서도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고 자산가치 증식도 덜하기 때문에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패닉바잉의 또 다른 형태"라며 "전세난에 쫓긴 2030세대들이 구매력이 낮다 보니까 아파트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주거 공간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들이 개발 예정지의 빌라나 다세대 주택을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뒤 자녀에게 조기 증여하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올백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2030세대의 빌라 매입은 일부 투자 수요도 있겠지만 많은 비중이 신혼부부 내 집 마련 등 실거주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고 자산가치 증식도 덜하기 때문에 패닉바잉으로 인한 영끌 등 추격매수에 있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