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대상 강연서 코로나 대응 미비점 질문에 "정부는 과학적 의견 충분히 수렴했나" 개선 방안엔 거듭 "좀 더 공부해서 말씀"…교육 관련 脫평준화 소견도 밝혀 "文정부 4년 국민 매우 지쳐…국민 편안, 정치 신경 안써도 될 나라가 목표"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에서 강연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1일 당 초선 의원들을 상대로 한 즉문즉답 과정에서도 "좀 더 공부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스스로 확신을 갖고 실천 가능하지 않은 말을 하는 게 제 성격 상 어렵다"고 양해를 구했다. 자신의 구체적 공약에 대해선 "전문가분들과 다듬고 있고, 이번 주부터 하나씩 소개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내 초선의원 공부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을 마친 뒤 배준영 의원이 '지금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미비점, 모더나 백신도 안 들어오고 있는데 문제점과 앞으로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질문하자 현행 대책 비판에 초점을 맞췄으나, 개선 방안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말하기엔 그 부분에 대해 아직 충분히 검토가 안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전 원장은 답변에서 "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대책은 많은 분들이 그로 인해 고통 받고, 적절한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진 분들이 많다"며 "일단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과학적 근거에 의한 방역이어야 하고, 그 내용이 국민을 적절히 설득할 수 있는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갖고 방역대책을 바라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아울러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 시간제한을 하는 건 과학적, 합리적 근거를 도외시하고 '국가가 정하는 대로 따르라'는 식이다. 국민에게 강요하고 그대로 따르라는 것"이라며 "현재 방역대책에 대해 (정부가) 과연 충분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개선 방안' 답변이 빠지자 최 전 원장은 "저희 캠프에서 이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과 상의 중이라는 정도로 말씀드린다"고 덧붙였고, 사회를 맡은 허은아 의원은 "완벽한 답이 나오기 전까진 말을 아끼는 대선후보님"이라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최 전 원장은 주제 발표에서도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우는 데 주력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우리나라가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보고 정말 이대로 가다간 우리 앞에 큰 위기가 닥치겠구나 걱정하게 됐다"며 "저뿐 아니라 여기 계신 여러분, 국민 여러분 모두 느끼는 상황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념적 목표, 적폐청산이란 이름 하에 정치적 보복들이 오히려 국정 우선순위가 된 것을 많이 봐 왔고, 국민이 매우 지쳐있다"며 "지금 이 정부도 40%대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다는 말을 하지만 바닥 민심은 과연 그런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이어 "오늘날 문재인 정부는 모든 권력을 청와대로 집중시켜 행사하는 명실상부 청와대 정부"라며 "청와대 비서관이 장관 아닌 장관이 돼 국정을 쥐락펴락하고 이 정부는 검찰개혁이란 이름 하에 검찰을 껍데기만 남겨놓은 일도 있었다. 또 입법부와 사법부와의 관계에서도 견제와 균형이란 삼권분립 원리를 심하게 훼손했다. 여당은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라고 불린 지 오래"라면서 "철저한 야당 경시도 결국 국회를 경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저는 대통령 권한을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범위 내에서 행사하는 대통령이 돼 대통령 역할을 제자리에 돌려놓겠다"며 "청와대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 그 고유 기능만 수행하도록 비서실 기능도 대폭 축소할 것이다. 충분한 권한과 자기 책임하에 일하는 장관과 일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 전 원장은 즉문즉답에서 양금희 의원으로부터 '제가 생각하는 정치의 궁극적 목표는 부국강병인데 후보의 국가경영의 목표를 듣고 싶다. 권력구조 시스템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그는 "저는 정말 국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정부, 정치 하는 분들은 섭섭할지 모르나 국민이 정치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나라를 만들어야겠단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적어도 우리 헌법은 대통령제와 내각제 모습을 어느 정도 섞어놓은 헌법이어서 나름대로의 균형을 갖췄고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게 문제다. 헌법 규정대로 국정운영을 해보고 그래도 헌법 자체의 문제라 판단되면 그때 가서 개헌 논의를 해도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정권교체가 아닌 개헌이 정치적 중점 이슈가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국가시스템 개혁에 이어 '교육시스템' 문제에 대한 소견도 밝혔다. 그는 김영식 의원 질문에 답하면서 "출마선언에서도 말했지만 국민이 정말 원하는 만큼, 원하는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면서 "능력이 있는 사람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야겠고,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완전 평준화 교육'에 대해선 과감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앞날에 모든 국민이 번영을 함께 누릴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데 제가 더 연구해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전 원장은 '스스로에 대한 어려움'을 묻는 윤주경 의원에겐 MBTI(성격유형 검사) 결과를 들며 답했다. 그는 "제 MBTI가 어떤 유형으로 나왔을지 상상되냐"며 "'자유로운 영혼의 연예인'으로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랬더니 제 아내가 제가 '제 모습을 답한 게 아니라, 되고 싶은 모습을 답해서 그런 게 아니냐'고 했는데 정치에 입문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냐고 긴장도 되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제 안에 자유로운 영혼의 연예인 소질이 발휘될 것이다. 기대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