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가운데)이 금융권 민생지원·일자리 창출 점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5대 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가계대출에 대한 선제적 관리를 주문했다. 대출총량 관리목표 부여에 더해 실수요 억제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사실상 가계대출 증가를 멈추라는 요청으로 해석된다.
은 위원장은 1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금융권 현장 간담회'를 통해 "부채 증가속도가 과도하게 빠른 만큼 리스크 측면도 비중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기 위해 촘촘한 감독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히며, 경제와 금융사 리스크에 작용하지 않도록 선제적 관리를 요청했다.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난 은 위원장은 "증가율을 억제한다고 했는데 실수요 문제도 있고 해서 제대로 대응 못했다"며 "실수요를 억제해야 하는지 어떻게 할지 등을 논의했다"고도 했다. 당국은 앞서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목표치(5~6%)를 넘어선 8~9%를 기록했다며, 하반기 3~4%대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은행권은 작년 말부터 대출한도 축소를 비롯해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금리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인터넷은행 신용한도대출 금리는 올 들어 0.07~0.82%포인트 올랐다. 그럼에도 자산시장 과열 등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가계대출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이에 실수요 억제 방안까지 고심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은 위원장은 9월말 종료를 앞둔 대출만기 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와 관련해서는 "결론을 내기 힘든 부분"이라며 "연장하든 안 하든 창의적인 방법이 있는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지주가) 알아서 하는 게 금융 자율화 같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있으니 현 상황을 예단하지 말고 금융권의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금융지주 회장들은 당국 주도하에 빅테크와 협업해 출범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한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 위원장은 "회장님들이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해 중금리를 우선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전달했다"면서 "결국 회장들이 플랫폼을 별로 환영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테니 금융당국도 한 번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