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서울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논단 관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서울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논단 관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계속된 총수의 사법 리스크로 몇 년째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에 또 한번 운명의 날이 밝았다. 법무부가 9일 광복절 가석방 대상자 명단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시킬 지 여부를 심사하기 때문이다.

여론은 이 부회장의 사면·가석방에 좀 더 힘이 실리고 있지만, 시민단체 등의 반발도 만만찮아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적지 않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광복절 기념일 가석방 대상자 심의를 한다. 심사 대상에는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 형기의 60%를 채워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다. 이 부회장이 심의를 통과하면 일요일인 광복절에 앞서 13일께 출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년 사례 등을 고려하면 법무부 발표는 출소 전날 오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들도 이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200조원 이상 유동자산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총수 복귀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어떻게 전개할 지에 따라 반도체 시장의 지형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지난 4일 익명의 관계자 등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가석방 또는 사면 직후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밝혔던 2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SDI의 미국 내 배터리 공장 투자 결정도 이 부회장의 출소 직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삼성의 인수·합병(M&A) 유력 후보군으로는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NXP 등을 꼽았다.

여론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이 부회장의 광복절 가석방에 대한 찬성 답변률이 70%가 나왔고, 복수의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이날 삼성의 모태인 옛 삼성상회 터 인근에 사는 대구 중구 성내3동 주민 20여명은 인교동 삼성상회 터에서 이 부회장 사면 청원식을 열고 "경제와 국민을 위해 이 부회장이 다시 한번 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을 청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에는 1560여개의 시민단체는 '자유우파시민단체'라는 이름으로 이 부회장의 석방을 요구했다.

그러나 반대여론도 만만찮다. 참여연대 등 1056개 시민단체들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회장의 가석방은 문재인 정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며 촛불의 명령에 명백히 역행하는 행태"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다 하더라도 온전히 경영활동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가석방은 남은 형기 동안 재범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임시로 풀어주는 '조건부 석방'이라 경영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아울러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과 관련된 1심 재판이 진행중이어서 목요일마다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 등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 때문에 재계 뿐 아니라 여당 일부에서도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부상하고 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반도체특위 위원장은 지난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한데 총수의 결심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이 부회장의 사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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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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