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 ICT과학부장
최경섭 ICT과학부장
최경섭 ICT과학부장
강원도 고산지대에 위치한 대관령 목장. 이곳은 해발 1150m에 위치해 한여름에도 20도 내외의 서늘한 기온을 유지하고, 강한 바람 때문에 이른바 '한국의 알프스'로 불린다.

필자가 이곳을 찾을 때마다 매번 놀라는 것이 강한 바람과 이를 이용해 전기를 일으키는 거대한 풍력발전기다. 내륙인 서쪽에서 고산지대로 치고 올라온 바람은 인접한 동해 바다로 쏜살같이 빠져 나가면서 한여름에도 거센 바람을 일으킨다. 국내 최고 수준의 바람 세기를 이용해 목장 일대에는 총 53기의 발전기가 강릉시 5만가구가 사용할 전기를 생산한다. 친환경 풍력을 활용해 반 영구적인 청정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대관령 목장의 풍력발전은 '탄소제로' 시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 아니 전 인류가 가야할 미래 신재생에너지 시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유난히 긴 폭염과 폭우, 기상이변으로 전 세계가 고통을 겪으면서 탄소중립 정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석탄, 석유, 가스 등 기존의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풍력발전 뿐만 아니라 태양광과 태양열을 미래 에너지로 활용하는 친환경, 저탄소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오는 2050년까지 탄소제로 구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나섰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가 지난 5일 공개한 시나리오 초안의 핵심은 태양광, 풍력발전 등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 6% 수준에서 향후 2050년까지 최대 70.8%로 끌어올리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반대로 탄소 발생 수치가 높은 석유, LNG 등 화석연료 발전을 중단하고, 차세대 발전기술 분야인 원전시설도 한자리 수로 줄인다.

청정지역인 대관령 목장에서 전기를 생산하듯,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탄소중립은 우리가 반드시 가야할 이상향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탄소중립위원회가 제시한 신재생에너지 비중 70% 달성은 한마디로 실현 불가능한 '몽상'에 가깝다고 혹평하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이 중단되면서, 반대로 전력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은 이를 지원하는데 턱없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선, 우리나라 기후나 지리적 조건이 신재생에너지의 핵심인 태양광, 풍력발전 등에 절대적으로 취약하다. 많은 인구가 밀집해 사는 도심은 물론 지방 대부분이 산지여서 여타 국가에 비해 대규모 태양광 시설 구축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미 태양광 난개발로 산들이 패이고 뜯기면서 산림이 황폐화 되는 후유증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kW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최소면적을 8.3㎡로 보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태양광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70% 수준까지 끌어 올리려면, 사실상 전국을 태양광 패널로 덮고도 모자란다는 계산이 나온다.

청정에너지인 풍력발전도 대관령을 비롯한 강원도와 제주도, 서해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할 뿐, 나머지 지역에서는 최소한의 발전 요건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비용문제는 더 심각하다. 현재 전력거래소 기준 kWh당 에너지 발전 단가는 원전(58.3원), 가스(118.7원), 태양광(139.6원), 육상풍력(138원), 해상풍력(274.5원) 순이다.

발전단가가 싼 원전 등을 몇배나 비용이 더 드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경우, 천문학적인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도 궁금하다. 특히 경제성이 큰 원전 대신 몇배나 더 비싼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추가비용을 또 고스란히 국민들에 전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앞서 정부는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발전비용 부담을 국민들에 전가시킨 바 있다.

탄소중립은 우리 뿐만 아니라 우리 후손들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힘들지만 반드시 풀어 나가야 할 과제다. 그러나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은 친환경 발전을 한다면서, 오히려 전국의 산과 들에 태양광 패널을 도배하게 하고, 탈원전 논리로 국민들에 천문학적인 에너지 청구비용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 미래에 그 부담을 떠안게 될 기업 및 국민들과의 충분한 소통과 합의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

최경섭 ICT과학부장 ks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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