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신재환이 1차 연기를 하고 있다. 신재환은 1차 시기에서 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을 비틀어 회전해 내리는 6.0점짜리 요네쿠라 기술을 펼쳐 14.733점을 획득했다. <도쿄=연합뉴스>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신재환이 1차 연기를 하고 있다. 신재환은 1차 시기에서 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을 비틀어 회전해 내리는 6.0점짜리 요네쿠라 기술을 펼쳐 14.733점을 획득했다. <도쿄=연합뉴스>
"부상으로 체조를 그만둘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그 순간을 극복하려고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한국 체조에 사상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한 신재환(23·제천시청)에겐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픈 상처가 있다.

신재환은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허리 부상 얘기가 나오자 "그 얘긴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만큼 자신의 짓눌러 온 과거를 회상하기 싫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신 재환은 충북체고 재학 시절 허리 디스크 수술을 했다. 체조를 그만둬야 할 수도 있는 힘든 상황이었지만 철심을 박고 재활로 이겨냈다. 당시의 아픈 기억에 대해 "부상으로 체조를 그만둘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신재환은 도마에 가장 필요한 주력과 도약력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 화려한 공중 동작과 착지 동작을 버텨내려면 강력한 허리 근육의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 신재환은 지금도 허리가 아프면 자연스럽게 손을 허리 쪽에 댄다고 한다. 선수로 뛰는 한 늘 겪어야 하는 일로 부상 트라우마 역시 은퇴 전까지 이어질 마음의 짐이다.

신재환의 한국체대 은사인 대한체조협회 한충식 부회장은 3일 "운동선수라면, 체조 선수라면 누구나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살아간다"며 "신재환이 장한 점은 큰 부상을 이겨내고 그 트라우마를 극복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모든 걸 이겨내고 자신을 넘어선 신재환의 정신력이야말로 가장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2 런던올림픽 도마에서 한국 체조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수확하고, 9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했던 양학선(29·수원시청)은 결선 진출에 실패한 뒤 "부상 트라우마에 내가 졌다"고 고개를 숙였다.

양학선은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햄스트링)을 안고 산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세계 최고 기술 '양 1'(난도 6.0점)과 쓰카하라 트리플(난도 5.6점)을 앞세워 재기를 노렸다. 하지만 뜀틀을 향해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지 못해 원하던 결과를 내지 못했다.

양학선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햄스트링 부상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는 "주변에서 '눈 딱 감고' 한 번만 제대로 뛰라고 했지만, 그걸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부상 재발과 선수로서의 이력이라는 선택의 갈림길에 섰던 그의 고뇌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학선을 대신해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상 트라우마를 도약대에서 모두 떨쳐낸 신재환의 정신력이 더욱 빛나 보이는 순간이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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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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