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원장은 5%대로 하락 부정식품·페미니즘 발언논란 등 리스크 지속땐 반짝효과 될수도
지난 7월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왼쪽) 제20대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오른쪽) 당대표를 예방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에 '기습 입당'한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입당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의 불안요인인 '본인 리스크'가 쉴새 없이 터지면서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2일 발표한 7월 5주차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TBS 의뢰·지난 30∼31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지난주 조사 대비 5.4%포인트 반등한 32.3%로 선두를 달렸다. 여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27.4%)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6.0%)가 각각 2·3위였다. 야권 2위 안착을 노리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3%포인트 하락한 5.8%로 4위에 올랐다. 조사 시기를 고려하면 윤 전 총장이 입당으로 주목받으면서 최 전 원장으로 이탈했던 지지세를 다소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안심하기엔 이른 국면이다. 우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해소되지 않은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윤 전 총장은 앞서 지난달 30일 이 대표가 전남 여수 일정을 수행 중일 때 기습 입당했고, 사흘 만인 2일 당 지도부를 예방했다. 이 대표는 입당 과정에서 '상의가 없었다'며 섭섭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원래 2일로 상의를 했지만 정보가 유출돼서 급하게 일정을 변경한 걸로 안다"며 "사전에 상의는 했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일 입당) 일정 '유출 경로'에 대해서도 귀책사유를 갖고 이견이 있는 거 같다"면서도 "형식에 있어서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섭섭하나'란 질문에도 "섭섭하기도 전에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 예방 직후 취재진과 만나 "입당 여부로 국민들께 불확실성을 갖게 하는 건 올바른 처신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당 지도부에도 '입당 시기가 늦지 않을 것'이라 말씀드렸다. 그런 충분한 소통 하에 입당하게 된 것"이라고 수습을 시도했다. 입당으로 인한 외연 확장 저해 비판을 의식한 듯 "만나고 격려해주신 중도·진보에 계신 분들이 굉장히 섭섭해 할지도 모르지만 대승적 결단으로 이해해주리라고 믿는다"고도 말했다.
정치인으로서의 언행 역시 '리스크'로 떠오른다. 윤 전 총장은 앞서 주간 120시간 노동, 민란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뒤 '부정식품' 발언과 '건강한 페미니즘' 발언으로 또 한 번 집중포화를 맞았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18일 한 경제지 인터뷰에서 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거론한 뒤 관할청의 식품위생 단속과 관련 "정말 먹으면 병 걸리고 죽는 거면 몰라도,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 기준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해서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여권의 대선주자들뿐 아니라 유승민 전 의원 등 야당에서도 윤 전 총장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공격이 쏟아졌다. 윤 전 총장은 이 외에도 이날 국민의힘 초선 의원 공부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선 "(여성 정책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야 한다"며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등 범(汎)여권에선 "윤석열이 허락한 페미니즘이냐"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학문의 언어와 정치의 언어는 엄연히 다른데, 윤 전 총장이 그걸 자신의 정치언어로 체화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