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1인 시위에 나서면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드루킹의 여론 조작 범죄는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며 "드루킹과 같은 유사 조직들이 지금도 암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합당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지층과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드루킹 몸통·배후 수사 및 대통령 진실 고백 촉구 당 지도부 릴레이 1인 시위'를 하면서 "이 일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으면 이번 대선은 사상 최대 규모, 최악의 디지털 여론범죄, 디지털 부정선거가 될 것"이라며 "드루킹 범죄를 규명하지 않으면 그 팀은 최신의 기술을 이용해 더 악독한 여론 조작에 나설 것이고, 야권의 정권교체도 물 건너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와 진실을 밝히는 일을 해야 한다"며 "2012년 대선 때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당시 문재인 민주당대표는 청와대,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는데 문 대통령에도 적용이 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드루킹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몸통을 밝히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면서 "김정숙 여사가 지난 대선 때 왜 경인선이라는 조직을 찾았는지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때 드루킹 외 다른 여러 조직을 캠프에서 관리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한 "허익범 특검에서 윗선의 방해로 수사가 지체되고 증거가 인멸된 일들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방해했던 주체가 누구인지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이날 행보는 계속해 반문(反文)이라는 넓은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국민의힘 지지층과 거리를 좁혀가려는 행보로 풀이돼. 안 대표가 있는 국민의당은 최근까지 국민의힘과 합당을 논의했으나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았고, 최근에는 협상 기한을 최후통첩을 받은 상황이다. 이날 안 대표는 "야권 전체가 이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며 "제1 야당 대표도 직접 이 자리에 와서 1인 시위에 동참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민의당은 안 대표 외에도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 이태규 사무총장, 구혁모·최연숙 최고위원도 릴레이 1인 시위에 동참한다. 이번 시위는 정진석 의원이 지난달 27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단체 채팅방에서 "드루킹 주범을 민주 법정에 세울 때까지 국민의힘 의원들이 릴레이 시위에 나서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달 30일에 김성원, 유상범 의원이 시위에 참여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2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드루킹 몸통배후 수사 및 대통령 진실고백 촉구 당지도부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