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한계, 백신접종 속도전 제약사와 물량·도입시기 등 논의 내년 계약분 가격 인상 영향 있어 "중장기적 백신개발에 주력해야"
코로나19 국내 누적 확진자 20만명 넘어서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진단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1천명대를 나타내면서 국내 누적 확진자가 2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021.8.2 yangdoo@yna.co.kr (끝)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초 발생한 이후, 1년 6개월여만에 누적 감염자가 20만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거리두기 강화와 함께 백신 접종에 속도를 냄으로써, 감염확산을 차단하고 집단면역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5000만회분(2회 접종 시 2500만명분)의 예산을 확보해 내년도 예방접종에 쓰일 백신 물량을 제약사와 협의 중이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이 1219명 늘어 누적 20만100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말,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 6개월 만의 기록이다. 특히 최근 4차 대유행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 누적 확진 규모는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세계 각국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맞춰, 추가 백신 접종에 나서고 있다. 우리 방역당국도 추가 백신접종을 위한 백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내년에 약 5000만회분의 백신을 도입하기 위한 선급금 예산을 확보했다"며 "하반기에 (제약사와의) 협상을 통해 계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백신 물량과 관련해 현재 제약사와 계약 물량과 조건, 도입 시기 등을 세부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제 얀센 백신을 제외하고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등 대부분의 백신은 2회 접종이 권고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확보한 예산으로는 최대 2500만명에 추가 접종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해외 제약사들의 백신 가격 인상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유럽연합(EU)에 공급하는 백신 1회분의 가격을 기존 대비 각각 25%, 10% 이상 인상하기로 했다. 화이자나 모더나는 mRNA 백신을 개발 공급하는데, 국제적으로 백신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는 데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의 뛰어난 예방 효과 등이 가격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백신 가격 인상과 관련해 "내년도에 계약하려고 협의하는 부분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는 협상 초기 단계라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향후 협상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손 반장은 "올해 계약이 체결된 가격에는 영향이 없다"며 "금년도 공급분에 대해서는 기존에 체결된 가격에 의해 공급될 예정이며 (가격) 인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국제적인 백신 수급 불균형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국산 백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 반장은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백신 확보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단순히 가격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백신을 공급하는 제약회사는 소수에 불과하고, 구매하려는 국가는 전 세계 모든 국가이다 보니 협상 과정에서 구매자가 공급자보다 비교 열위에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mRNA 백신은 다른 백신보다 효과가 좋다는 평가가 있어 그런 상황이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적인 공급기반이나 타 제약사와의 협상 문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을 고려할 때 어떤 형태로든 자국 내에서 개발·생산한 백신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유선희기자 view@dt.co.kr
지난달 30일 오후 코로나19 서울시 동작구 예방접종센터가 마련된 동작구민체육센터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