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1일 국민의당과 합당 협상시한을 다음주까지 제시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합당을 위한 만남을 제안한다면 언제든 버선발로 맞을 것이지만 시한은 다음 주로 못 박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반발했다. 안혜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연일 국민의당을 압박하는 것은 좋은 자세가 아니다"라며 "당원과 지지자들은 매우 고압적인 갑질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위한 실무협상이 결렬된 상태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민의당과의 합당 협상을 오래 지속해 왔고, 길게 끌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간다"며 "휴가 이후에는 안 대표를 뵈어도 (경선) 버스 출발 전까지 제대로 된 합당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안 대변인은 "자신의 휴가 일정을 이유로 합당 시한을 일방적으로 정해 통보하는 모습에서 합당의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며 "제1야당 진정성의 무게가 깃털처럼 가볍고 포용성이 벼룩 간만큼 작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대표는 "제가 안 대표를 예우하는 것은 '대선주자 안철수'의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이라며 "국민의당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면, 그 시간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당 이후 변화된 상황에 적응할 시간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인사들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이준석이 대표가 되면 합당은 없을 것'이라는 호쾌한 이야기로 전대에 개입했다"며 "그런 상도의를 벗어나는 개입에도 합당에 의지를 보이는 것은 대의를 위해서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의 반응에 대해 2019년 바른미래당에서 안 대표와 겪었던 갈등을 환기하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과거 손학규 대표와 갈등 상황에서 세 달간 독일과 미국에 있던 안 대표와 안 대표계 의원이라는 분들이 연락이 안 돼 (선거법 개정안) 패스트트랙이 통과됐다"고 썼다.
이어 "지지율 1위인 제1야당에게 당명을 바꾸라고 하고 대화를 거부하는 게 갑질"이라며 "국민의당은 상대 당 대표에게 벼룩의 간 같은 소리 하지 말고 협상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