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1조규모 투자 체결 9월 법인 설립 4분기 착공 예정 2024년 상반기 배터리셀 양산
김종현(앞줄 오른쪽)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조성환(왼쪽) 현대모비스 사장, 바흐릴 라하달리아(뒷줄 왼쪽 화면)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 토토 누그로호(뒷줄 오른쪽 화면) 인도네시아 국영배터리 코퍼레이션(IBC) 최고경영자 등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본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 협약식에 참석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은 완성차 부문과 배터리 사업 부문에서 각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최고 수준 기업 간의 첫 해외 합작법인 설립"이라며 "10여년간 이어온 협력관계를 더욱 탄탄히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고,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
▶본보 7월29일자 16면 참조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가 손을 잡으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양측이 투자하는 금액은 약 11억 달러(약 1조1700억원)에 달한다.앞서 두 회사는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합작공장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정 기간 법인세와 합작공장 운영을 위한 각종 설비 및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 강화 등의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했다.◇늦어도 9월 합작사 설립…2024년 양산 목표=
두 회사는 늦어도 9월중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오는 4분기 중 본격적으로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공장 완공 시점은 2023년 상반기로 예측되며 2024년 상반기 중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한다는 것이 양측의 목표다.
합작공장은 인도네시아 산업의 중심지로 꼽히는 카라왕 지역 33만㎡ 부지에 세워진다. 연산 10GWh 규모의 생산능력으로, 전기차 배터리 약 15만대 분에 해당하는 규모를 갖출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고성능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셀을 생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NCMA 배터리는 양극재 중 니켈 비중을 85% 이상으로 높이는 동시에 코발트 함량을 5% 이하로 낮추고, 알루미늄을 추가해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NCMA 배터리셀은 우선적으로 2024년부터 생산되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중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모델에 탑재된다. 향후 개발될 다양한 전기차에도 사용된다.
◇현대차·LG엔솔, 아세안 거점으로 印尼 선택한 이유는=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에게 인구가 7억명에 달하는 아세안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양측이 아세안 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점찍은 것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때문이다. 기업들이 각종 인센티브를 확보하기 쉬운만큼,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채굴량이 모두 세계 최다인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공장을 세울 경우 원자재 공급부터 배터리셀 제조까지 드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현대차가 자동차 생산공장을 배터리 공장이 들어설 카라왕과 인접한 브카시에 짓고 있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아세안 국가들이 적극적인 친환경차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시장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일본 자동차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갖고 있는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에 대한 역외 관세가 최대 80%에 이를 정도로 관세 장벽이 높다. 하지만 아세안자유무역협약(AFTA) 참가국 간에는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무관세 혜택이 주어져 시장 진입에 효익이 크다.
◇단단해진 10년 파트너십…글로벌 공략 '박차'=특히 업계 최고 수준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신기술을 빠르게 적용하고, 각 차량의 성능과 상세 사양에 맞춰 최적화된 배터리셀을 공급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협력은 '윈윈'이다. 현대차로서는 향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터리 공급부족 사태에 대비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갖출 수 있게 됐다. 폭발적으로 증가할 글로벌 전기차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업계 최고 수준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신기술을 빠르게 적용하고, 각 차량의 성능과 상세 사양에 맞춰 최적화된 배터리셀을 공급받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우리나라·중국·미국·유럽에 이어 아세안에도 배터리 공장을 보유하며 향후 아세안 배터리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작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산업 글로벌 최고 수준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기술력과 당사의 오랜 기간 축적된 완성차 생산 및 품질관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을 모두 갖춘 배터리의 안정적 확보를 통해 전기차 제품 경쟁력을 제고하고 미래 전기차 핵심 시장이 될 아세안 지역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 및 완성차 그룹 간의 첫 해외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양측 간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배터리셀 합작공장이 자리잡을 인도네시아 카라왕 산업단지 및 인근 인프라 현황.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LG그룹 제공>